강선우 사퇴에 민주당 보좌진 “정의구현” “만시지탄”···‘처우개선 필요’ 한목소리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보좌진 갑질 논란 끝에 사퇴하자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사이에선 “정의구현” “늦었지만 다행” “만시지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내부에선 공사 구분이 불명확한 보좌진 제도 개선 논의 움직임도 보인다.
민주당 A선임비서관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의구현, 그러나 반쪽짜리 정의구현”이라며 “보좌진에게 휴가 운전, 장보기, 논문 대필 등의 갑질을 일삼는 의원은 강 후보자 말고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강 후보자 사건을 보는 의원들 마음은 각자 다른 것 같다”며 “보좌진한테 ‘이게 왜 갑질이냐’고 하는 의원도 있고, 자신에 대해 묻고 성찰하는 의원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B보좌관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심정”이라며 “만약 강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걸 가장 걱정했는데 이제 의원들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C보좌관도 “만시지탄”이라며 “의원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 보좌진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계기”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원 갑질을 방지할 제도 마련과 보좌진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이날 강 후보자 사퇴 이후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많이 힘들고 아프셨을 보좌진들께 진심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보좌진 인권과 처우개선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보좌관과 일반 직장인이 다르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국회에서 처우 개선을 해야 할 텐데, 의원들이 자주 소통하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선임비서관은 “보좌진은 의원에게 당장 해고당할 수 있는 데다 이 바닥에서 소문이 나면 갈 곳이 없어 갑질을 당해도 폭로하기 어렵다”며 “보좌진은 신분 보장이 되지 않아 노동조합을 결성하기도 어려운데 기본적 권리와 절차를 제도화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보좌관은 “보좌진 제도를 혁신하려면 문제 있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우선”이라며 “강 후보자 자진 사퇴는 제도 개선으로 향하는 가장 큰 산을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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