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준감위 이재용 등기이사 권고, ‘책임경영’ 강화해야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권고했다. 이 위원장은 23일 열린 3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책임경영이라는 측면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많은 위원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할 때,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준감위는 삼성의 준법·정도 경영 실천을 위해 설치된 조직이다.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는 ‘준감위의 감시를 받고 따른다’는 협약을 준감위와 체결하고 자체 이사회 의결도 거쳤다. 이 회장은 이 위원장의 권고를 적극 수용해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미등기 임원이다. 2019년 10월 등기이사 임기 만료 이후 미등기 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인사·투자 등 삼성전자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사실상 지휘·독점하고 있으면서도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 특혜를 누려왔다. 그동안엔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들었지만,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불법 경영 승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아 더는 피할 명분이 없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이제 삼척동자도 다 알 정도다. 주축인 반도체 사업은 인공지능(AI) 핵심 인프라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에서 뒤처져 있고,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도 조 단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에선 중국 추격이 거세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미국의 관세 위협 등 대외 여건도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
재계 일각에선 상법 개정으로 이사진에 대한 주주의 고소·고발이 더 쉬워지면서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또다시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이는 핑곗거리가 될 수 없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을 이유보다 복귀해야 할 당위성이 절대적으로 크다. 이 회장도 지난 3월 임원 세미나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말하지 않았나.
500만 국민이 삼성전자 주주이다. 삼성전자의 재기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장의 책임이 막중하다. 이 회장은 조속히 등기이사에 복귀해 13만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진두지휘하며 더욱 신뢰받는 기업인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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