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위·기재부, 같은 스테이블코인 다른 고민…통화정책 영향에 외환거래까지

김남석 2025. 7. 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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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한창인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두고 관계기관별 각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은행산업에 미칠 영향을, 기획재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의 외환거래 규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모두 관리해야 하는 금융위원회는 인허가와 관리·감독 방안을 찾고 있다.

기관 별로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3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현정·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자본시장연구원은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스테이블코인 시대 개막,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를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갑래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자산, 운용수익, 통화량 증가 등의 문제의식에 대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이어 황세운 자본연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방향을 짚었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분류체계 확립, 발행과 유통 주체에 대한 책임 규율, 사용자 보호와 금융안정성 확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외환거래상의 규제를 아젠다로 꼽았다.

특히 해외발행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 유통될 때 이용자 보호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과 스테이블코인의 외환자산 여부 정의 등을 조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면서 외국환 거래관련 규정을 수정할 때 자본유출입 통제와 환율 안정성, 통화주권 보장, 국제 기준과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제발표 이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실무 담당자들이 현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꺼내놨다. 토론에는 고경철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 김성진 금융위 가상자산과장, 도종록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이 참석했다.

한국은행 고 팀장은 "글로벌 규제의 큰 틀은 유사하지만 정책 목표는 각 국의 사정에 따라 상이하다"며 "미국은 달러지위와 지급결제 혁신에 초점을 맞췄지만, 유럽의 미카는 통화정책의 경로나 금융 안정 부분에 집중돼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발행량 부분을 보면 유럽은 비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일 평균 거래액 등에 따라 발행량을 제한할 수 있고, 발행이 중앙은행 통화정책 등에 영향을 미친다면 중앙은행이 의견을 제시하고 감독 당국이 그에 따르게 돼있는 만큼 우리나라 법제화 도입 논의에도 금융 질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화량에 대해서는 준비금과 발행량의 일대일 비중으로 인해 전체 예금의 총량 변화는 없지만, 광의 개념으로 보면 코인의 발행이라는 현상이 중앙은행의 통화신용정책 수행에 관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테이블코인이 인플레이션 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재부는 외환 관련 규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 도 과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실물 경제에서도 수출 대금이나 환전,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외환거래법상 스테이블코인의 성격을 따지면 지급수단은 아니지만 당사자 간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지급수단이라는 것은 외국 통화 또는 이로 표시된 지급 수단, 그 밖의 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급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이 수출 대금이나 송금에 사용된다면 이를 대외지급수단으로 똑같이 인정을 할 것인지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밖에 발행업자의 외국 송금 등에 대한 신고 의무 부과 여부, 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모니터링과 처벌 등을 숙제로 꼽았다.

금융위는 한은 등 관계기관과 실무적 소통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국정기획위원회에서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는 중이지만, 실무 차원에서 미리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 김 과장은 "국경 간 자금 이동 문제와 규제 우회 문제,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내부적 검토를 하고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불러올 혁신의 이면에 금융 시스템 리스크 증가 우려도 있는 만큼 충분한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 기관끼리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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