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대역전극 후 무너진 9회…또 드러난 ‘후반 불펜 리스크’
-전반기부터 이어진 흔들림…후반기 불펜 개편 시급
-‘마지막 3이닝’이 가른다…상위권 도약의 결정 변수

KIA는 지난 2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서 7-9로 역전패했다.
후반 대역전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막판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며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날 경기 흐름은 극적이었다. KIA는 1-4로 뒤진 8회말, 사사구 3개와 안타 5개를 몰아치며 단숨에 6득점, 7-4로 전세를 뒤집었다. 홈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고, 승리는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그러나 9회초, 마운드가 무너졌다. 연속 안타와 홈런을 맞고 동점을 내준 뒤, 흐름을 되찾지 못한 채 역전까지 허용했다. 9회말 공격에서도 반전은 없었고,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문제는 불펜 붕괴가 결코 낯설지 않다는 데 있다.
전반기 KIA는 리드를 잡고도 불펜이 흔들리며 승리를 놓친 경기가 적지 않았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한화전으로, 후반 불펜의 흔들림 속에 역전패를 당했다.
승리한 경기라고 해서 마무리가 안정된 것은 아니었다.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한 장면은 드물었고, 경기 막판의 불안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이쯤 되면 단발성 실수가 아닌, 반복된 흐름이라 봐야 한다.
이러한 불안은 투구 지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반기 KIA의 7-9회 평균자책점(ERA)은 4.77로 리그 세 번째로 높고, 피안타율(0.276)과 WHIP(1.59) 역시 리그 하위권이다. 후반 이닝 출루 허용 빈도가 높았고, 이는 언제든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는 의미다.
한때 흐름이 좋았던 시기도 있었다. 6월 팀 불펜 ERA는 3.10까지 낮아지며, 팀 성적 반등의 밑바탕이 됐다.
그러나, 7월 들어 다시 흔들리고 있다. 팀 불펜 ERA는 4점대로 상승했고, 특히 7-9회 구간의 ERA는 4.40에 이른다. 가장 중요한 이닝에서의 불안정성이 다시 드러난 셈이다.
결국, 경기 막판을 책임져야 할 마무리와 셋업맨의 안정감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KIA는 올 시즌 팀 세이브 24개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수치만 보면 뒷문이 그리 약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투수가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한 블론세이브는 14개로 리그 공동 1위다.
세이브는 쌓았지만, 흐름이 무너질 땐 치명적인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이러한 불안은 단순히 경기 하나의 승패를 넘어선다. 어렵게 만든 반전 흐름이 후반 마운드에서 무너질 경우, 전체 팀 분위기까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마지막 3이닝’의 완성도는 남은 시즌 흐름을 좌우할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후반기 레이스가 이제 막 본격화된 가운데, 경기 후반을 책임질 불펜 재정비가 절실한 시점이다. 팀 전력이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만큼, 마운드 운용도 그에 걸맞은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KIA는 올 시즌 김도영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 속에서도 백업 자원들의 투혼과 집중력을 앞세워 전반기를 리그 4위로 마무리했다. 위기를 이겨낸 저력은 후반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경기 막판을 책임질 마운드를 단단히 세우는 일이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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