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인천 총격 사건에 '황당 주장'… "민족이 선천성 땡큐 결핍증"

오세운 2025. 7. 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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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위원장 "우리 민족, 태생적으로 고마움 몰라"
"총기 사건, 체면지상주의가 초래한 범죄" 규정
누리꾼들 "이 사건에 민족성이 왜 나오나" 비판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박선영 위원장이 5월 26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시작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인천 송도 총격 살해 사건'과 관련해 박선영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우리 민족은 '선천성 땡큐 결핍증' 환자들"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사제 총기로 친아들(32)을 죽인 피의자 조모(62)씨가 이혼 후 사업 성공을 거둔 전처 명의의 대형 아파트에 거주해 왔다는 사실에만 기반해, 게다가 단 하나의 사례를 무리하게 일반화하며 엉뚱하게 '민족성'을 들먹인 것이다. 특히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씨 관련 소문들은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위원장 주장을 두고 "국가기관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며칠을 망설이다 욕먹을 각오로 쓴다. 내 마음 편하자고, 내 성격 그대로 아주 솔직하게"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발생한 인천 총기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 민족은 태생적으로 고마움을 모르는 '선천성 땡큐(Thank You·생큐) 결핍증' 환자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확신처럼 굳어졌다"고 적었다.


범행 동기 추론하며 '무리한 일반화'

그러면서 해당 사건의 배경을 추측했다. 박 위원장은 "그 아비(피의자 조씨)는 평생을 무직으로 살았단다. 아비의 아내인 아들의 엄마는 미용 관련 사업을 해서 크게 성공했고, 그 덕분에 (조씨와) 이혼한 지 20년이 더 되는 지금도 그 아비는 성공한 아내 명의의 70평짜리 아파트에 홀로 산단다"고 썼다. 이어 "프로파일러가 아니더라도 범행 동기가 그려진다. 아비는 상당 기간 아내에 대한 열등감과 자격지심, 피해의식에 시달려 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시적 관점에서 조씨의 범행 동기를 추론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유달리 남녀가 유별한 사회에서 조성돼 온 'Face Culture'(체면을 중시하는 문화)는 아내가 남편보다 잘나 보이는 것도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이번 사건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허상만 중요한 체면지상주의가 초래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또 "나에게 주어진 것,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선천적 땡큐결핍증'이 사라지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회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라며 "모든 것은 다 '네 탓'이고, 절대로 감사할 줄을 모르니까 매일 서로를 헐뜯으며 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근거 없이 일반화를 해 버린 셈이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있는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누리꾼들, "추측성 발언 함부로 한다" 비판

그러나 박 위원장이 게시글에서 언급한 범행 동기는 어디까지나 추론이다. 사실과는 전혀 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제로 피해자의 유족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피의자의 범행에 어떠한 동기가 있었다는 식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피의자의 범행에는 어떠한 참작할 만한 동기도 없다"고 못 박았다. '이혼' '가정불화' 등의 소문에 선을 그은 것이다. 경찰도 온라인에서 확산 중인 일부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누리꾼들 반응도 "생뚱맞다"거나 "황당하다"는 게 대다수다. 박 위원장의 글과 관련한 온라인 게시물에는 "이 사건에 민족성이 왜 나오나" "한국인 민족성이 열등하다고 얘기하는 건 뉴라이트의 특징" "범행 동기가 밝혀진 것도 아닌데 공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 추측성 글을 함부로 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답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계엄 직후 임명… 강경 보수·尹 옹호 등으로 논란

18대 의원 시절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의원으로 활동했던 박 위원장은 12·3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의해 진화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 무렵 SNS에 "파렴치한 범죄자들 처리를 못 했기 때문에 오늘날 나라가 이 모양이다.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자들이 판치는 대한민국, 청소 좀 하고 살자"라며 불법 계엄 책임을 야당(당시 더불어민주당)에 돌리는 글을 올려 논란을 야기했다. 같은 달 10일에도 "탄핵이 부결된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윤석열"이라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SNS 게시물을 남기는 등 강경 보수 성향을 여러 번 드러내 도마에 올랐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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