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청소하는 사람의 씻을 권리' 서울 환경공무관 쉼터 150개 새단장 중

이재명 2025. 7. 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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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 속 야외 근무 환경공무원
휴게실 개선해 샤워·세탁, 쉴 수 있게
이달 새로 설치된 서울 성북구 정릉1동 휴게실에서 환경공무관들이 오후 가로청소 작업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밤사이 비가 내리다 해가 뜨자 찌는 듯한 폭염이 들이닥친 지난 18일 낮. 서울 성북구 정릉동 일대를 담당하는 13년 차 환경공무관(옛 환경미화원) 신태풍씨는 약 2km에 이르는 거리와 배수로에 쌓인 쓰레기를 일일이 쓸고 긁으며 청소했다. 언제 다시 비가 내릴지 모르니 서둘러 허리를 숙인 그가 배수로를 들출 때마다 헬멧 사이로 땀이 우수수 떨어졌다.

점심쯤 이달 새로 지은 서울 성북구 정릉1동 환경공무관 휴게실로 돌아오고 나서야 한숨 돌리는 모습이었다. 신씨는 땀이 밴 작업복과 야광조끼를 벗어 세탁기에 넣기부터 했다. 미온수가 콸콸 쏟아지는 샤워기를 이용해 씻고 나와 휴게 공간 바닥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는 그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그는 "새 휴게실이 생기기 전에는 8~9명이 샤워기 하나에 붙어 씻느라 불편했는데 이제 우리 구역 담당자들만 쓰는 쉼터가 생겨 힘이 난다"며 "작업복도 곧바로 세탁해 건조기로 말릴 수 있어 오전보다 더운 오후 근무도 마음 편히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폭염에도 시내 곳곳을 청소하는 7,049명 서울시 환경공무관의 쉼터 513곳 가운데 한 곳이다. 시와 구가 9,400만 원을 들여 최근 신설한 곳이다. 서울시는 시내 환경공무관 휴게실 전체를 대상으로 매년 수요조사를 벌여 시설을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새 단장하고 있다. 2021년 시에서 '환경공무관 휴게실 설치·운영 기준'을 마련한 뒤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부터 '쉴 권리', '씻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도심의 고가도로 밑, 하천변 등에 있던 유휴부지도 이 같은 시설을 새로 짓고 있다. 지난해 101개, 올해는 150개를 새로 짓거나 새 단장했다고 한다.

새 휴게실은 이들이 쉬기에 적정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화장실, 샤워실, 에어컨,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의 설치 기준이 '환경공무관 휴게실 설치·운영 기준'에 정해져 있다. 성북구 돈암동 지역을 담당하는 40대 시 환경공무관 오종식씨는 "과거에 비하면 없는 편의 기기가 없을 정도로 환경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휴게실에 있는 작업창고에서 한 환경공무관이 송풍기를 정리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서울시는 이 같은 시설 개선에 3년 연속 매년 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혐오시설로 보는 인근 주민의 민원 등 과제도 많다. 담장을 이전보다 높이거나 가림막을 설치해야 하는 곳도 있다. 홍주환 서울시노동조합 성북지부 사무국장은 "아무리 냄새와 청결을 관리해도 그 자체로 보이지 말라는 민원에 부지 전체를 골조 지붕으로 덮어야 하는 휴게실도 있다"며 "수억 원이 더 드는 공사비를 다른 공무관 복지에 쓰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민 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환경공무관이 쾌적한 환경에서 충분히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현장 환경공무관의 사기 진작과 업무 효율성 향상,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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