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없어도 애플페이만 있으면 된다…힘 받는 정태영의 도전

최정서 2025. 7. 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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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대카드 제공]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돼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삼성페이의 아성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의 영향력이 커지면 국내 도입을 주도했던 정태영(사진) 현대카드 부회장의 도전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현대카드 회원은 애플페이로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2023년 3월 애플페이 도입 후 2년 4개월 만에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것이다.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생기면서 간편결제 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 점유율은 약 50%에 달했다. 같은 해 결제액은 73조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조원 이상 증가해 간편 결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에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됐고 최근 온라인에서 사용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시장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카드는 국내 카드사 중에서 유일하게 애플페이를 지원한다. 여기에는 정 부회장의 남다른 ‘애플’ 사랑이 있었다. 2003년 10월 현대카드 사장으로 승진한 후 이끌고 있는 정 부회장은 2년 전 애플페이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 도입이 임박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 사진을 올려 출시를 암시했고 출시 후에는 직원들에게 사과를 나눠주며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2년 전 애플페이 국내 도입 공식 발표 현장에는 자신의 첫 아이폰인 ‘아이폰3GS’를 들고 무대에 올라서는 등 애플에 애정을 드러냈다. 당시 정 부회장은 “16년 전 아이폰을 사고 신기함에 매료돼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며 “오늘은 세상을 바꾸고 내 생활을 바꿨던 아이폰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애플페이가 추가된 첫날”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한다. 수수료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카드업계에서는 0.15% 정도로 추산한다. 현대카드는 이 부분을 감수하고 애플페이를 들여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감 때문에 도입한 거다. 우리 회사가 애플페이에 지난해 지급한 비용에 대해 5000억원 들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애플페이 들여오고 나서 국부 유출이란 지적도 있었다. 그렇게 따지면 외산 차, 외산 폰은 왜 쓰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국제 간편결제 규격인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카드 비접촉 결제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지급결제 스타트업이 없었다. EMV의 파생이 제일 중요하기에 강력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하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효과는 점차 나타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개인 해외 신용카드 결제액에서 3160억원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현대카드는 해외 신용 판매 분야에서 2023년 5월부터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지난해 개인 회원 해외 결제액은 3조5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3%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또한, 신용판매액에서 1위로 올라섰고 올해 상반기에도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대카드 애플페이 교통카드 서비스 탑재 이미지. [현대카드 제공]


애플페이에 힘입어 향후 미래 고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18~29세)의 64%가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20대 점유율은 34%에 불과했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 한 달 만에 신규 발급된 카드가 약 35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13만8000장)보다 156% 증가했다. 신규 회원 중 MZ세대의 비중이 79%로 압도적이었다. 아이폰이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를 통해 젊은 고객 확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수익성이 바닥인 상황에서 애플페이 도입으로 비용부담이 가중됐고 경쟁사인 삼성페이의 유료화 가능성도 생겼다. 이로 인해 현대카드를 둘러싼 카드업계의 불편한 시선은 여전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교통카드 도입을 비롯해 카드사하고 협업하는 추세가 이어지면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애플페이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특히 2030세대의 고객 점유율이 높아질 잠재력이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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