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고객 677만명… 은행 “외국인 큰 손 잡아라”… 미래 수익군 확보경쟁 치열

유진아 2025. 7. 23. 15: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금·계좌·카드 서비스 강화
FDI 전담조직 등 선점 움직임
자산가 유치로 수익성 다변화
생성형 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외국인 고객은 은행권에서 송금·환전 등 비이자수익 기반을 넓히는 창구인 동시에,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고객층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자산가들이 국내 부동산 및 법인 투자에 나서면서 은행들은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세워 이들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계좌를 개설한 외국인 고객 수가 올해 6월 말 기준 677만296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643만6679명)과 비교해 약 33만명 증가한 수치다. 체류 외국인 수 증가와 더불어 디지털 채널을 통한 계좌 개설 문턱이 낮아지면서 외국인 고객 기반 확대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고객이 증가하자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외국인 고객 수가 가장 많은 하나은행은 전용 브랜드 ‘하나더이지’(Hana the EASY)를 앞세워 외국인 특화 서비스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전용 체크카드를 선보였고, 5월에는 ‘하나더이지 적금’도 출시했다. 국내 은행 최초로 외국인이 입국 전에 계좌 개설 정보를 미리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입국 전 사전정보 등록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 ‘KB퀵센드’를 통해 송금 국가를 최대 48개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외환송금센터는 외국인 근로자 편의를 고려해 주말에도 운영되며, 모바일 앱에서는 다국어 기반의 인증·계좌 개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웹에서 16개국 언어를 지원하는 전용 메뉴를 도입하고, 은행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을 위해 ‘찾아가는 계좌 개설 팝업스토어’도 운영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전용 앱 ‘우리WON글로벌’을 17개국 언어로 제공하고, 온라인 일자리 연계 서비스와 구직 플랫폼과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외국인 계절근로자(E-8 비자) 대상 상품인 ‘E8패키지’를 출시했다.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 확보에 나서는 데는 수익 구조 다변화 전략이 깔려 있다. 송금, 환전, 카드 사용 등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는 외국인 고객은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 수익 모델을 보완할 수 있는 비이자수익 기반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송금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송금 수수료와 환차익 등을 통해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핵심은 ‘큰손 고객’을 중심으로 한 투자 수요다. 고액 자산을 보유한 일부 외국인 고객은 국내 부동산, 증권, 법인 투자 등에서 단가와 수익성이 높아 은행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고객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들은 단일 거래 금액이나 투자 단가가 일반 고객보다 수배 이상 높은 경우가 많아 부동산·증권·법인 투자를 매개로 한 ‘프라이빗 뱅킹’(PB) 수익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FDI 규모는 345억7000만달러(47조6789억원)로 2023년(327억1900만달러) 대비 5.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FDI 영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계좌 개설부터 외환 신고, 인수금융 자문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신한 FDI 파트너스’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1999년부터 국내 최초로 FDI 전담 조직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 투자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대면 상담이 가능한 ‘강남·광화문 글로벌투자WON센터’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외국인 벤처투자자를 위한 특화 점포를 열고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농협은행도 연내 외국인 투자 전담 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의 송금 수수료나 외환 거래가 비이자수익의 일부를 이루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고액 자산가와 같이 실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고객군”이라며 “특히 중국 등 일부 국가의 고액 자산가들은 국내 부동산이나 법인 투자 등에서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어 은행들이 이들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장기 수익 구조 확장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