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더비 징크스도, 대구 더위도 못 막는다··· 압도적 파워의 디아즈 “50홈런 치면 정말 기쁠 것”

심진용 기자 2025. 7. 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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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르윈 디아즈가 20일 대구 키움전 7회말 홈런을 때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올스타 홈런 더비 참가를 꺼리는 슬러거들이 적지 않다. 홈런 더비에 나가 평소와 다르게 방망이를 돌리고 나면 막상 정규시즌 후반기 시작 후 스윙이 망가지고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비슷한 이유로 올해 홈런 더비에 불참했다. 오타니는 제한시간이 적용되는 지금의 홈런 더비는 특히 더 부담스럽다고 했다.

KBO리그 홈런 단독 선두 르윈 디아즈(삼성)는 그런 징크스마저 보란 듯이 극복해냈다. 디아즈는 지난 11일 열린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LG 박동원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MLB와 똑같이 제한시간이 적용되는 방식이었다.

홈런 더비 이후 9일 만에 다시 열린 후반기 첫 경기, 디아즈는 홈런 2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를 때렸다. 지난 20일 대구 키움전 4번 타자로 나선 디아즈는 3회와 7회, 2차례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30·31호 홈런을 몰아쳤다.

디아즈는 22일 대구 SSG전을 앞두고 ‘홈런 더비 참가가 스윙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느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큰일 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자기도 모르게 스윙이 달라져 있더라는 것이다. 디아즈는 “홈런 더비 끝나고 다음 날 올스타전 준비하면서 실내 연습장에서 방망이를 돌렸다. 큰일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스윙이 아니었다”면서 “그 이후로 후반기 시작할 때까지 며칠 동안 계속 방망이를 돌리면서 내 스윙을 되찾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말했다.

디아즈는 지난해 8월 중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에서 풀시즌은 올해가 처음이다. 본격적으로 경험하는 대구 더위가 만만찮다. 디아즈는 “미국 플로리다나 도미니카공화국처럼 정말 더운 곳에서 야구를 많이 해왔지만, 솔직히 지금 여기가 가장 더운 것 같다. 음식 잘 챙겨 먹고 특히 수분 보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적만 놓고 보면 한여름 더위도 디아즈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디아즈는 22일까지 7월 11경기에서 타율 0.415에 4홈런 11타점을 올렸다.

삼성 르윈 디아즈가 22일 대구 SSG전을 앞두고 남은 시즌 포부를 밝히고 있다.



아직 50여 경기가 더 남았지만, 이번 시즌 홈런왕은 디아즈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홈런 2위권인 KIA 패트릭 위즈덤이나 LG 오스틴 딘 등과 비교해 10개 이상 차이가 난다. 디아즈가 몇 개까지 홈런을 때릴 수 있을지가 오히려 관심사다. 2015년 박병호(53홈런) 이후 10년 만에 50홈런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디아즈는 “지금부터 몇 개를 더 칠 것이라고 말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50홈런을 넘는다면 당연히 기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홈·원정 ‘편식’이 심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날까지 디아즈는 홈에서 26홈런을 때렸다. 원정 홈런은 5개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이 홈으로 쓰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KBO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잘 나오는 구장이다.

디아즈는 개의치 않는다. 홈이든 원정이든 홈런을 쳐서 팀 승리에 보탬만 된다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디아즈는 “우리 구장이 작긴 하다. 하지만 전반기 절반이 넘는 경기를 이곳에서 했다. 말 그대로 ‘집’이기 때문에 편안함도 느끼고, 경기할 때마다 팬들이 구장을 꽉 채워주시기 때문에 에너지도 더 느끼는 것 같다”면서 “원정에서 홈런을 몇 개 쳤는지 그런 이야기는 솔직히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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