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한반도 전쟁 동시 발발시 美 핵확장억제 작동 불투명…핵확장억제 맹목적 신뢰는 위험한 도박”

정충신 선임기자 2025. 7. 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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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핵안보전략포럼 총서 1권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1 당위성과 추진 전략 ’ 출간
김지용 “대만해협 전쟁 및 한반도 전쟁 동시 발발 시 미 핵확장 억제 작동 매우 불투명”
송승종 “핵 확장억제 약속 맹목적 신뢰는 전략적 허상에 빠지는 위험한 도박일수도”
최승환 “미 군사력과 영향력 감소 미의 찢어진 핵우산은 영영 수선이 불가능하게 될수도”
북한이 2023년 9월 8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밝혔다. 이틀전인 9월 6일 열린 진수식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리병철,박정천 원수, 김덕훈 내각총리 등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2027년경 대만 해협 전쟁 및 한반도 전쟁의 동시 또는 연쇄 발발할 경우 미국의 확장억제는 작동할 것인가?

김지용 해군사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핵안보전략포럼이 발간한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1- 당위성과 추진 전략’ 중 ‘제6장 대만 해협 전쟁 및 한반도 전쟁의 동시 또는 연쇄 발발 시 한미일 공조와 미국의 확장억제는 작동할 것인가?’ 논문에서 이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김 교수는 “242개의 핵탄두가 탑재된 MRBM(준중거리탄도미사일),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탄도미사일원전(SSBN), 수중핵어뢰 ‘해일’, 근거리탄도미사일(CRBM),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탄도미사일잠수함 (SSB) 등을 보유한 북한이 남침을 개시한다면, 미국의 확장억제는 작동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2023년 4월 26일의 워싱턴 선언 이후 창설된 한미핵협의그룹(NCG)이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핵억제·핵작전 지침과 핵·재래식 통합 방안을 마련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이 모든 조치가 대만 해협 전쟁과 연동된 한반도 유사시에도 작동할지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진단한다. 그는 “‘파리를 위해 뉴욕을 희생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질문을 적용해 “대만 해협 전쟁에서 고전하는 와중에 또는 피로스의 승리를 하자마자, 미국인들에게 ‘연평도, 인천, 서울을 위해 괌, 하와이, 워싱턴 D.C.를 희생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들은 피로스 1세처럼 ‘중국에 이어 북한에 한 번 더 승리하면 우리는 완전히 끝장날 것이다’라고 답하고 참전에 주저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답변이다.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총서 1권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1 당위성과 추진 전략’ 표지. 한국핵안보전략포럼 제공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특임교수는 “핵 확장억제는 더 이상 실행이 불가능한 전략적 신화가 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와 발언을 볼 때, 그가 자국민의 안전보다 동맹국의 안보를 우선시해 핵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는 확장억제 약속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전략적 허상에 빠지는 위험한 도박이 아닐지 냉철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4장 확장억제’ 전략의 불편한 진실’에서 “트럼프의 예측 불가한 외교정책은 북한 도발이나 제한적 핵사용과 같은 결정적 순간에 미국이 동맹국 방어보다 적대국과의 단기적·거래적·호혜적 협상을 우선시할 수 있음을 강하게 암시한다”며 “이는 또한 한국이 미국이 약속한 핵우산·확장억제에 대한 기대치를 대폭 낮춰야 할 긴박한 필요성을 시사한다. 트럼프가 보여준 거래주의적 외교 접근법과 위험회피적 성향은 한·미동맹의 신뢰성과 견고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이제 자신이 처한 안보 딜레마를 재평가하고, 과도한 대미 의존도를 ‘자산인 동시에 부채’의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시대착오적인 사상적 맹신과 관념적 도그마로는 결코 냉엄한 현실을 이겨낼 수 없다.과거 소중화주의의 편협한 자기 망상이 국운을 망쳤듯이, 비핵화라는 명분적 집착과 전략적 맹목성 또한 국가 존망을 위태롭게 만들 뿐”이라며 “이제는 냉엄한 현실을 인식해 우리의 ‘자위적 핵억제력 확보’를 시대적 사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 직무대행은 ‘한국의 핵안보 프로젝트’ 총서 기획 배경에 대해 “남북한 핵 균형 실현을 통해 한반도에서 북한의 오판에 의한 핵전쟁을 예방하고, 미래세대에게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강국’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한 실천적 대안”이라며 설명했다.포럼은 내년 상반기까지 총 네 권의 총서 발간을 통해 한국이 핵잠재력 확보를 거쳐 궁극적으로 자체 핵 보유까지 나아가기 위한 길을 이끌 새로운 핵안보 담론과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총서 집필에 약 50명 정도의 국내 및 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필자들은 전문성, 명망, 경력 등 모든 면에서 탁월한 전·현직 대학교수, 싱크탱크 연구위원, 고위급 외교관, 예비역 고위 군 간부, 정부 관료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전공 분야는 국제정치, 국제법, 지역학(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중동, 중남미 등), 군사학, 리더십, 핵공학, 방호학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총서 집필에는 50명 정도의 국내 및 해외 전문가들이 첨여한다.

정 부소장 직대는 “여러 기관에서 수행한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핵자강(자체 핵보유)에 찬성하는 한국인의 비중은 70% 이상을 차지하고, 핵잠재력 보유에 찬성하는 비중도 80%에 육박한다”며 “ 이는 국민 대다수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보수진영의 과도한 환상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진보진영의 헛된 기대를 가져온 ‘레거시 핵정치 양대 담론’의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역 해군 대령인 박범진 경희대 경영대학원 안보전략 겸임교수는 “한국은 각자도생과 국익 우선 중심의 글로벌 안보질서 체제로 급변하고 있는 현 정세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 비확산체제 준수만을 정답으로 생각하며 미국의 핵우산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던 중 ‘주한미군 철수’라는 갑작스런 안보 유탄을 맞게 된다면 이 어려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박 교수는 ‘제3장 한국의 재래식 무기와 3축체계로 북한 핵미사일 대응이 가능할까?’에서 “북한의 전술핵탄두에 기반한 다종·다량의 미사일·장사정포·핵어뢰 공격 위험에 처해있는 국민들의 핵공격 위협인식 수준은 ‘설마 같은 한민족인 북한이 핵공격을 할까?’라는 감성주의에 매몰된 채 묵인과 이상주의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현실적인 대북 포용정책과 핵무기에 대한 명확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재래식 전력 대응 위주의 ‘한국형 3축체계’ 구축과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억제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국제평화를 지향하는 모범적인 비핵국가인 한국은 자체 생존을 위한 기본적 권리인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통한 핵무장을 포기하고 최소억지와 보복전략 차원의 인식하에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위협 대응 역량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사적 대응 옵션인 ‘한국형 3축체계’ 구축 완성의 최종적인 목표 기한 없이 매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4% 수준의 막대한 국방예산으로 첨단 재래식 무기체계를 보강 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승환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정치학과 종신교수는 “국제정치 이론인 현실주의에 입각해 볼 때 한국은 최악의 국가안보 상황을 대비해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며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 대한 미국의 보호가 사라질 경우를 가정해 국가 지도자들이 적국들의 침략으로부터 나라, 국민, 그리고 국토를 어떻게 지켜내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사전에 준비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최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을 잠재적인 적들로부터 항상 방어하고 보호해 준 고마운 우방인 미국의 힘이 언젠가는 쇠퇴할 수도 있다”며 “그 대안으로 가능한 한 빠르고 은밀하게 핵무장을 하여 진정한 자주국방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제5장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 계속 의존해도 될까?’에서 “현재 국제 정치무대에서 미국의 군사력과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미국의 찢어진 핵우산은 영영 수선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혹자는 미국은 여전히 강대국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잎소스(Ipsos)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민들 중 59%가 미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다고 답했다. 만일 미국의 힘이 현격히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미국은 더욱더 자신들의 국가이익과 안보를 지키기에도 힘이 버거운 상태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미국 핵무기에 대한 최종적인 사용권자인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라는 우방국을 침략국으로부터 아무리 지켜주고 싶어도 자신들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실질적인 군사 활동에 나설 여유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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