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회할 기회를" "재고해야"…'강선우 엄호' 택한 민주당, 복잡한 속내

더불어민주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 그간의 신중 기조를 접고 본격적인 엄호에 나섰다. 대통령실 기류가 사실상 '임명'으로 정리된 상황에서 이를 거스르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고, 사상 첫 현역의원 낙마가 미칠 정무적 파장을 감안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강 후보 임명 강행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당내 일각에서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강 후보의 갑질 논란과 관련해 "사실관계도 정확하게 어떤 기관에서 규정해 줄 수가 없는 부분이고, (민주당은) 젊은 정치인을 키우라고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젊은 정치인이니 키워야 한다는 말이냐'고 묻자 "좀 만회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서의 갑질은 성격이 좀 다르다"며 갑질 의혹을 두둔했다. 문 수석부대표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가끔 사적인 심부름은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도 있다"며 "보좌진 중에는 그런 일을 하면서도 불만 없이 잘 해내는 보좌진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강 후보 엄호에 나선 배경에는 대통령실이 임명 의사를 내비친 상황에서 비판 여론에 더 이상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강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10일 이내로 둘 수 있는 강 후보 재송부 기한을 3일로 정해 장관 임명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대통령이 임명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 국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결정이 내려진 이상 당도 책임을 공유하며 입장을 정리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상 첫 현역의원 낙마가 가져올 부담도 고려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 후보가 낙마할 경우 향후 장관 인선과 인사청문회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 일처럼 보기 어렵다"는 기류도 읽힌다. 이는 여당 지도부가 대통령실에 강 후보 임명 필요성을 전달한 배경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누구든 장관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국민 정서를 살펴야 한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 후보에 대한 적합도 조사에서 60.2%가 '부적합하다'고 답변했고, 적합하다는 응답은 32.2%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6.4%가 부적합하다는 답변을 택했다(휴대전화 100% RDD 방식·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응답률 3.8%·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
갑질 논란이 다른 의원들로 확산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직원인증을 받은 국회 관계자만 쓸 수 있는 SNS(소셜미디어)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강 후보 논란이 불거진 이후 "구체적인 반성문을 페이스북에 올리지 않으면 갑질을 공개하겠다" "속으로 찔리는 영감(의원)들이 적어도 100명은 될 것" 등 내용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강 후보 논란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국민 정서에 어긋난다면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심과 엇갈리는 선택은 국정 운영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당장 크게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결국 누적돼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23일 강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더 실시할 것을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청문을 진행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을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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