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로] 대한민국의 마지막 카드, AI 기술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지금은 인공지능(AI) 시대다. AI로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지 못하면 우리 제조업은 10년 후면 거의 다, 상당 부분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SK그룹을 이끄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폐막한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내놓은 충격적 발언이다.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나라 경제가 망한다는 말 아닌가. 최 회장은 제조업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자신을 포함한 기업인들의 '안일함'과 '전략 부재'를 자성하며 이제 '유일한 희망'으로 AI를 지목했다. 우리 젊은이들이 먹고 살 마지막 식량이 AI 기술이란 의미다. 그러면서 중국 견제를 위한 일본과의 경제 공동체 구성 필요성도 역설했다.
![대한상의 하계포럼서 기자간담회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대한상의 하계포럼서 기자간담회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경주에서 대한상의 하계포럼을 계기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7.20 [대한상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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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3/yonhap/20250723141050348ltla.jpg)
현재 재계 대표자 격이면서 반도체·이동통신이 주력인 대기업의 총수인 최 회장이 이런 직설적 진단을 내놓은 건 고민 없이 쉽게 내뱉은 말은 아닌 듯하다. 국내외 전문가 및 석학들과의 대화와 수많은 보고를 통해 전달받은 여러 고급 정보를 종합한 분석일 것이다. 철강, 디스플레이 등을 넘어 반도체와 자동차 등에서도 우리를 추월하려는 중국의 기세를 보면 인접국 입장에선 경제와 무역은 물론 안보 측면에서도 위기감을 느낄 정도다. 냉정히 보면 가격 경쟁력, 생산성, 노동 시간, 임금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우리가 비교 우위인 부문이 없으니 지금 위기는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하나 남은 카드는 미래 핵심 산업을 선점하는 것뿐이니 AI 기술에서 밀리면 우리 경제 근간인 제조업이 붕괴할 것이란 최 회장의 말에 수긍이 간다. 재계의 플래그십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 역시 AI와 바이오를 신수종 산업으로 삼고 제2의 도약을 다짐했다.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만큼 이제부터 존재감을 온전히 '성적표'로만 입증해내야 하니 선대 회장 못지않은 과감하고 저돌적인 리더십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지난 달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 지도자 간담회에서 "삼성은 인공지능과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3/yonhap/20250723141050547zzbp.jpg)
다행히 정부도 이런 위기의식을 공유한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공약했던 'AI 3대 강국'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AI 전담 수석을 신설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도 기업 출신 AI 전문가를 임명한 것에서 실행 의지가 드러난다. 특히 'AI 3대 강국'이란 구호와 목표가 직전 정부가 내세웠던 브랜드라는 걸 개의치 않고 새 정부의 우선 과제로 추진 중인 점도 긍정 평가할 일이다. 과거 정치사를 보면 좋은 정책도 전임자가 추진했단 이유로 폐기·축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는 이념보다 실제 성과를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철학이 반영된 듯하다. 김민석 총리는 최근 한 포럼 축사에서 AI를 '성장 엔진'으로, 관련 인재 확보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규정했다. 배경훈 장관은 취임식에서 딥러닝과 생성형 AI 시대가 끝나고 AI와 함께 일하는 '에이전트 AI'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관련 시스템의 시급한 구축을 촉구했다.
![AI 반도체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3/yonhap/20250723141050722qxyw.jpg)
이처럼 정부와 기업 양자 모두 AI 기술 굴기에 공감한 만큼 이제 관건은 말 잔치로만 끝나지 않을 실행력이다. 실제 정부의 과감한 AI 산업 지원, 기업의 집중 투자, 인재 유출 방지책 등이 발 빠르게 뒤따라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세제 개혁과 금융 지원 등을 통해 AI 선도기업들이 경쟁국 기업보다 앞서갈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특히 AI, 양자컴퓨터, 반도체 등에 투자하는 기업의 경우 영업 적자가 나도 세액공제를 받게 하는 등의 세제 지원을 해줘야 눈앞의 손해를 감수할 과감한 투자가 가능해진다. 법인세 최저한세율 역시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내려야 경쟁할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경쟁자인 중국이 공산당과 정부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AI 기술력을 초고속으로 끌어올리는 점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 AI 산업의 빠른 발전 속도를 감당할 소요 전력 확보도 숙제다. AI와 양자 컴퓨터 등을 일상에서 활용하려면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 점을 고려해 원자력, 화력, 수력, 신재생 등 발전 공급망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재설정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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