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경찰서 직원들 “행정타운 애초 잘못된 사업” 집단행동
노후 청사 조속한 연초 이전 호소

“노후 청사 이전,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경남 거제경찰서 구성원들이 뿔났다. 한시가 급한 청사 이전이 기약 없는 행정타운 조성과 현 청사 주변 상권 반발에 발목 잡혀 다시 하세월할 위기(부산일보 7월 3일 자 10면 등 보도)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어렵게 잡은 새 청사 마련 기회마저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참다못한 구성원들이 직접 집단행동에 나섰다.

행정타운은 각종 사건, 사고에 더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행정환경을 갖추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다. 옥포동 산 177의 3 일원에 공공시설 용지를 확보해 경찰서와 소방서를 입주시키는 게 핵심이다.
마침, 두 기관 모두 새 청사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경찰서는 1986년, 소방서는 1990년 건립돼 공공청사 신축 기준인 내구연한 30년을 훌쩍 넘겼다. 비만 오면 빗물이 새고 지하에는 곰팡이가 필 정도로 낡은 데다, 늘어난 인원에 비해 업무 공간은 턱없이 부족해 컨테이너를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다.
이에 거제시 제안을 수용해 행정타운에 새 청사를 건립해 입주하기로 했다. 현 청사와 맞바꾸는 방식이다. 이를 토대로 신축 이전에 필요한 정부 예산까지 모두 확보했다.
그런데 행정타운이 난해한 사업 방식 탓에 10년 넘게 가다 서기를 반복하면서 일이 꼬였다. 현재 공정률 57%에서 멈춘 상태다.

그런데 지난 재선거를 통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한 변광용 시장이 3년 만에 시정에 복귀하면서 경찰 청사 이전도 원점으로 돌아왔다. 최근 관내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행정타운 입주 의향을 물은 거제시는 경찰에 다시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경찰은 ‘경찰청 지침상 준공이 불확실한 부지는 청사 건립 대상에 포함할 수 없는 데다, 행정타운은 조기 준공 가능성이 없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구성원 생각도 같다. 협의회는 “처음 기획한 2011년과 달리 인구, 치안 환경인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완공된다 해도 요양원이나 복지관이 어울리는 위치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라며 “이제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용도에 부합하도록 재추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짚었다.

다급해진 경찰은 지난달 옥포동 주민과 지역 정치인을 초청해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추진 경과와 이전 시급성을 상세히 설명하고 연초 신청사 건립에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연초면 이전 시 예상되는 현 청사 주변 반발 여론에 대해선 ‘민관정 TF’를 꾸려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현 청사 소재지인 옥포동은 물론 인접한 장승포동, 능포동, 아주동 주민단체들은 경찰과 소방이 옥포를 떠난 것에 난색이다. 심각한 상권 위축과 인구 유출이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다. 여기에 1995년 장승포시와 거제군이 통합하면서 시청 등 주요 관공서를 뺏겼다는 반감도 상당하다. 때문에 앞서 경찰이 장평동 택지개발지구 이전을 추진하자 이전반대대책위원회를 꾸려 집단행동에 나섰고, 결국 계획을 백지화시켰다. 지금도 ‘옥포 지역 내 이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협의회는 “기존 부지 활용 방안과 미래 발전은 거제시와 정치인 몫”이라며 “옥포발전 TF를 꾸려 주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회 형식을 빌렸지만, 거제시를 비난하거나 경찰만의 이익을 주장하기 위한 건 아니다”며 “잘못된 것은 인정하고 재빨리 바로 잡는 게 순리다. 행정타운과 경찰서 이전 문제에 대해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