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1% "레벨테스트 인권 침해"…'4세 고시' 법으로 막는다

진태희 기자 2025. 7. 2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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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이른바 영어유치원을 정점으로 한 영유아 사교육이 과열되면서, 아이들의 발달을 해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4세 고시'로도 불리는 레벨테스트가 아이들 인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국회에선 영유아에게 과도하게 교습할 경우 학원 등록을 말소까지 할 수 있는 규제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공립유치원 13년 차 교사인 장수진 씨.


한때 유아 대상 영어학원, 일명 '영어유치원'에서 일한 적이 있지만, 두 달 만에 그만뒀습니다.


30분 넘게 이어지는 수업을 견디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을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장수진 / 국공립유치원 13년 차 교사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 상황에서 장시간 앉아서 이렇게 굉장히 힘들어 가지고 아이들한테 저는 고문일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타임 스케줄표에 의해서 정해진 시간에 그 과제를 수행하는 걸 반복하고 있으니까…."


지나친 수업이 틱 장애나 불안 증세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 장수진 / 국공립유치원 13년 차 교사

"틱 증상을 보이거나 아니면 굉장히 스트레스가 심해서 계속 떼를 쓰고 울거나 그런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경험했어요."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 76%는 영유아의 학습 사교육을 반대했습니다.


영어학원에서 시행하는 4세 고시나 7세 고시 같은 레벨테스트에 대해선 71%가 영유아 인권 침해라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정원준 2학년 / 미국 고등학교 재학

"영어 유치원을 시작으로 사립초, 국제중, 특목고, 의대에 이르는 소위 엘리트 트랙이 당연한 정답처럼 여겨지고, 그것에 맞춰 과도한 선행 학습이 이루어지는 현실은 저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전국 영유아 기관의 원장과 교사 1천 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은 조기 영어 사교육이 불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영유아 영어 사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는 부모가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조기 교육을 요구하는 현실이 꼽혔습니다.


적정한 학습 시기로는 초등학교 입학 이후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인터뷰: 민행난 어린이를생각하는모임 공동대표 / 어린이집 원장

"지금 우리 사회는 영유아에게 언어를 시험 준비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영유아기에 진짜 생생한 언어를 꽃 피우려면 놀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시간을 꼭 지켜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영유아 사교육 참여율은 48%로 절반에 달하는 상황.


하지만 현행법엔 학원의 선행학습을 막을 조항 자체가 없어, 규제가 불가능합니다.


오늘 국회에서는, 영유아 학원의 하루 최대 교습시간을 제한하고, 과도한 교습 시 학원 등록을 말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인터뷰: 강경숙 의원 / 조국혁신당

"발달 단계를 무시한 무분별한 프로그램 운영과 과도한 장시간 교습이 시장의 자율에 맡겨지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영유아를 학원법의 명확한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고, 교습시간, 교육 내용, 시설 기준을 엄격히 관리·감독해야 할 시점입니다."


놀이를 통해 자라야 할 시기에, 시험과 경쟁이 먼저 따라붙는 현실.


지나친 사교육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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