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포항경제의 미래는? ‘신산업…수소에 주목'
2022년 정부 ‘수소도시 조성사업 대상지’ 선정…지난해 11월 국내 최초 '수소특화단지’ 선정
포스코, 자체 개발 ‘하이렉스(HyREX)’ 공법 중심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추진
포항시, 수소 산업 인허가 간소화 조례 정비 등 각종 법적 제도적 지원 총력

포항은 철강으로 고도 성장을 이뤄냈다. 1960년대 인구 5만 명 어촌마을에서 현재 경북 제1도시로 우뚝 섰다. 하지만 한때 '산업의 쌀'로 위세를 떨쳤던 철강이 이제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철강의 성장동력이 고갈되자 포항시는 철강 이외의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통해 철강부문에서 커지는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차전지와 바이오, 수소 등이 대표적이다. 시는 이 가운데 수소 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육성에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구축과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이라는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 중심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연료전지


포항시는 다른 지자체보다 한 발 앞서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먼저 지난 2022년 '포항시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수소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기 위해서다.
2023년 1월 '수소에너지산업과' 신설에 이어 12월에는 경북 최대 규모의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 지난해 1월에는 한수원 직영 첫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인 '포항에너지파크'를 준공해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19년에는 포항테크노파크 내에 국제공인시험기관인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도 문을 열었다. 이곳에 최첨단 검인증 장비를 도입해 수소연료전지 전 분야에 걸쳐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국제적인 역량을 갖췄다.

수소특화단지는 정부가 수소 기업의 성장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정하는 산업 집적 지역이다.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되면 단지 내 전용 인프라 구축과 R&D, 세제혜택, 기술 개발 등에 정부 예산이 우선 투입된다. 기업 입주와 유치 지원, 인재 양성 등을 위한 정부 보조금 등 인센티브도 지원된다.
포항 수소특화단지는 국내 최초 연료전지 클러스터로 조성되고 있는 블루밸리 국가산단 내 28만㎡ 부지에 조성된다. 수소 관련 기업의 입주 공간과 부품·소재성능평가센터 및 연료전지 시스템 실증센터 건립이 핵심이다. 세부적으로는 2028년까지 연료전지 부품소재 검증 인프라 구축과 MW급 연료전지 시스템 실증 기반을 확보한다. 이어 2035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소재·부품·장비 연계 강소기업 20개사 육성 및 부품·소재 국산화율 100%다.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수소 전주기 분야 기업 70개사 유치, 매출 1조 원 달성, 일자리 1만 개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시는 수소특화단지와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와의 시너지 효과로 글로벌 기업들의 포항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6개 기업과 1천492억 원의 투자협약이 체결된 상태다.
△수소환원제철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해 12월 대한주택건설협회에 '국내산 철강 사용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 시장은 공문을 통해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산 철강 제품을 우선적으로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국내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회원사로 있는 곳이다.
포항시장이 직접 나서 건설사들에 국내산 철강 사용을 호소한 것은 그만큼 포항의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이 침체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해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잇따라 폐쇄했다. 포항제철소의 지난 4월 조강 생산량은 88만8천t으로, 고로가 정상 가동됐던 2023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업계 2위인 현대제철의 포항 2공장은 지난달부터 무기한 휴업에 돌입했다. 가동하면 할수록 매달 56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도 매각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포항시는 주력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답을 수소에서 찾았다. 수소환원제철 건립에 따른 저탄소 고부가가치 철강 생산을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화석연료는 철광석과 화학반응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만, 수소는 물이 발생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하이렉스(HyREX)' 공법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추진하고 있다. 하이렉스는 파이넥스 공정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방식이다. 유동환원로에 수소 25%를 사용하는 파이넥스 공법과 달리 수소를 100% 사용한다.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원료 확보가 쉽고, 생산원가가 경제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설비 기술 측면으로 볼 때 온도 제어에도 유리하다.
포스코는 30만t 규모의 시험 설비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후 2050년까지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다만 상용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포스코 고로 매몰 및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비용은 약 54조 원으로 추산된다. 현대제철 등을 포함할 경우 총 68조5천억 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기술 실증에만 약 1조 원에 가까운 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지원 약 3천억 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수소환원제철소가 들어설 산업용지 확보도 문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인접한 공유수면을 매립해 축구장 40개 크기(135만㎡)의 공장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의 매립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치면 본격적인 착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대규모 공유수면 매립에 따른 어업권 피해 보상 문제가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역 어민단체에서 요구하는 보상액은 200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순조로운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 어업인과 소통하고 지역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포항시 역시 인허가 간소화, 조례 정비, 정부 협력 등 각종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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