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보이' 오정세의 외출 [인터뷰]

송오정 기자 2025. 7. 23. 11: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정세 / 사진=프레인TPC 제공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마치 외출을 하듯, 어떤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를 만날까란 기대 속에서 드라마 '굿보이'와 '민주영'을 만난 오정세. 악역 연기에 대한 철학과 연기 인생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굿보이'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오정세는 "큰 사고 없이 잘 마무리해서. 시청률도 잘 나오고, 많이들 좋아해주셔서 기쁜 마음"이라며 여정을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작품에서 카르텔을 형성해 가상의 도시 인성시를 장악한 빌런 민주영으로 분한 오정세에겐 불명예스러운 퇴장이 예고된 상황이었는데, 오정세는 자신의 캐릭터가 어떤 퇴장을 하든 "시청자가 최대한 속 시원했으면 좋겠다"란 마음이었다. "최대한 속 시원한 한 방, 속 시원한 마무리가 됐으면 해서 그걸 구현하려고 현장에서 노력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제작발표회에서도 밝혔듯 오정세는 운동선수 출신인 '굿벤져스'(극 중 특수팀 5인방)가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시나리오를 볼 때는 함께 굿벤져스를 응원하는 마음이 컸다고.

'굿보이'에 함께 하게 된 이후엔 빌런으로서 나름 숙제도 안게 됐다. "보통 16부 하면은 범인이 누굴까 하는 플롯이 익숙했는데 '굿보이'에선 초반에 빌런이 드러나지 않나. 그것 또한 신선했다. (초반부터 정체가 드러났으니) 어떻게 해야 안 지루하고 굿벤져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고민 지점을 밝혔다.

굿보이 스틸 / 사진=SLL, 스튜디오앤뉴,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 제공


이러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일링에도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민주영의 악행이 한 꺼풀 한 꺼풀 벗을 때마다 여기까지 '손을 뻗쳤어?' '쟤랑도 손을 잡았어?' '또 있어?' (양파껍질을 까듯) 이런 톤으로 가면 어떨까 생각했다"면서 "초반엔 가장 평범한 인물이면 좋겠어서 초반에 민주영은 헤어에 거의 손을 안 댔다. 뒤에 민주영은 나름 헤어팀에서 스타일링을 해주셨다. 또 의상도 거의 아무 변화 없는 느낌이지만 최대한 노말한 의상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차분하지만 가장 고가의 의상을 입었다. 평범한 검정바지인 거 같은데 300만원씩 하더라. 스타일리스트가 많이 노력해줬다"라고 밝혔다.

그중 초반부터 '손목시계'는 민주영 카르텔에 중요한 상징성을 가진 패션 아이템이었다. 오정세는 "범죄에 연루되면 저 같으면 '이 시계를 어떻게 숨기지' 하고 숨길 것 같은데, 민주영의 사람들은 오히려 드러내더라. 생각해 보면 현실 속 나쁜 사람은 숨기는 게 아니라 이런 걸 훈장 혹은 안전장치처럼 생각하는 느낌이다. 권력의 맛을 본 사람들은 숨기지 않고 '나 민주영 사람이야. 건들지 마' 하고 더 자신 있게 찰 수도 있겠더라"고 생각을 밝혔다.

오정세는 민주영의 얼굴 디자인을 '백지'로 시작했다. "그리고 16부에 갔을 땐 얼굴은 악마처럼 표현됐으면 했다. 굿벤져스에 의해 민주영의 민낯이 벗겨진다는 느낌으로. 그래서 굿벤져스에게 맞은 상처를 더하고 더해서 상처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후반부엔 아예 일그러진 얼굴을 생각하기도 했는데, 시청자가 불편하실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어 상처가 나면 회복하고 다시 상처가 나는 식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양파처럼 계속 벗겨지는 민주영의 얼굴을 굿벤져스가 벗기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오정세 / 사진=프레인TPC 제공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해 연기자 경력 29년 차인 오정세도 그간 많은 얼굴을 거쳐왔다. 대중에게 이름과 얼굴을 알린다는 것은 좋은 기회였지만 자칫 이미지 소비가 클 수 있는 '다작 배우'라는 수식어는 오정세에게도 고민일 때가 있었다.

오정세는 "15년 전부터 계속된 고민이다. 2006년 때도 그땐 역할이 좀 작았지만 다작을 했다. 그때도 주변에서는 '너무 다작하는 거 아니야?'란 말을 들어 스스로도 고민을 좀 하기도 했지만 줄이진 않았다. 물론 그런 고민은 해야겠다란 생각은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정세는 좋은 작품과 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라면 언제든 잡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좋은 작품, 역할이 있다면 손 내밀어주시면 잡는 편인 거 같다. 2~5년 후에 그 속도 조절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30주년이 멀지 않은 이야기가 된 시점에서 향후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생각이나 방향성은 무엇일까. 오정세는 "어떤 작품을 해야 한다거나 '코미디를 해야 한다' '멋있는 걸 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크게 목표를 잡고 한 해 한 해를 보내기보다는, 저는 외출에 비유하고 싶다. 나가면 누굴 만날지 모르지 않나. 그냥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란 마음으로 출발해서 사기꾼을 만나기도 하고, 좋은 사람도 만나는 등 그런 느낌의 기다림인 거 같다"면서 "또 어떤 작품이 내게 손을 내밀까 기다려지고 설레면서, 내밀어 주신 기회를 잡다 보니 지금의 제가 된 거 같다"라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