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플 브뤼셀] '미슐랭 2스타' 韓입양인 "한식은 내 뿌리…친부모 원망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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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이 열리자 중앙 조명이 켜지고, 단 12명을 위한 120분간의 '한식 향연'이 시작된다.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문을 연 미슐랭 2스타 셰프, 한국 입양인 출신인 상훈 드장브르(55) 씨의 레스토랑 '자유'(Jayu)는 한식을 주제로 공연 요소를 가미한 일명 '극장 레스토랑'이다.
18년 전 미슐랭 2스타를 받은 직후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입양 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 그때부터 한식에 매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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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교육 없이 최고 셰프 우뚝…브뤼셀서 '한식 12코스' 레스토랑 새 도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상훈 드장브르 셰프 (브뤼셀=연합뉴스) 한국 입양인 출신인 벨기에의 미슐랭 2스타 셰프 상훈 드장브르(55) 씨가 2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2025.7.23 photo@yna.co.kr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3/yonhap/20250723100308569ztwz.jpg)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커튼이 열리자 중앙 조명이 켜지고, 단 12명을 위한 120분간의 '한식 향연'이 시작된다.
프랑스식 타르타르를 연상케 하는 육회 응용 요리와 막걸리, 된장 베이스의 삼겹살 구이, 밥과 국을 곁들인 '반상', 그리고 식혜까지.
개방형 주방에 둘러앉은 현지 고객들은 깻잎, 동치미 등을 기반으로 한 12가지 요리가 서빙되는 동안 신기한 듯 셰프들의 손끝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문을 연 미슐랭 2스타 셰프, 한국 입양인 출신인 상훈 드장브르(55) 씨의 레스토랑 '자유'(Jayu)는 한식을 주제로 공연 요소를 가미한 일명 '극장 레스토랑'이다.
요리마다 '인사동 한복판에서', '동서양의 만남' 등 특징을 표현한 명칭을 붙이고, 셰프들은 스스로를 '연극 배우'라고 소개한다. 공연처럼 '중간휴식'(인터미션) 시간도 있었다.
한식을 보다 고급스럽고, 재미있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드장브르 씨가 직접 생각해낸 독특한 콘셉트다.
아직은 간판도 달지 않은 임시개업 상태인 데다 일반 식당에 비해선 고가임에도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연일 '풀 부킹'을 기록 중이다. 현지 매체 일부에도 화젯거리로 소개가 됐다.
유럽에서 한식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드장브르 셰프의 유명세도 한몫했다.
드장브르는 18년째 미슐랭 2스타를 유지하고 있는 레스토랑 '래르 뒤 탕'(L'air du temps)을 운영하는 현지 최고의 셰프로 꼽힌다.
미슐랭 등급이 이른바 '암행 평가'를 통해 매년 갱신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기록이다.
셰프로서는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도 고급 한식 레스토랑이라는 새 도전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연합뉴스와 만나 "한식을 계속 연구하는 것은 내 뿌리 찾기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어렸을 때는 한국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제 정체성은 곧 한국인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어요. 학습을 통한 '벨기에인'이었다면, 제 몸속에 흐르는 피는 한국인인 것이죠."
입양 당시 서류에 따르면 1969년 8월 5일생인 드장브르 씨와 세 살 터울 남동생 상호 씨는 어느 미군에 의해 경남 밀양의 한 고아원에 맡겨졌다.
이후 5살 때 남동생과 함께 벨기에의 한 가정에 함께 입양됐다.
그는 "한국 이름은 박상훈, 동생 이름은 박상호이지만 친부모가 지어준 본명인지는 알 수 없다"며 "입양 서류도 부실해 친부모에 관한 정보는 '알수 없음'(unkown)으로 서류에 기록돼 있어 단서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유일한 단서가 있다면, 두 형제가 '요리 DNA'를 타고났다는 점이다.
드장브르 씨는 홀서빙 웨이터로 일하다 와인을 홀로 공부해 도전한 소믈리에 경연 대회에서 단숨에 2위에 입상했다.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채로 1997년 개업한 레스토랑은 2년 만에 미슐랭 1스타를 받았고, 2008년에는 2스타를 달았다.
동생 상호 씨도 셰프로 일하고 있다.

친부모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는 그가 한국을 다시 찾게 된 계기도 다름 아닌 요리였다.
18년 전 미슐랭 2스타를 받은 직후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는 정부 요청에 입양 뒤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 그때부터 한식에 매료됐다.
그는 "한식은 기본적으로 야채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발효 등 야채 보존 방법이 현대적"이라며 "요새 유럽의 트렌드가 건강식, 가벼움 등을 추구하고 있는데 한식이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벨기에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그는 한식의 매력을 현지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친부모님께 만약 전할 수 있다면 그저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전혀 원망스럽지 않습니다. 요리로 다시 한국과 연결될 기회를 주신 셈이니까요. 제 뿌리를 찾는 여정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한국인 출신인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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