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건축가 김원의 건축 이야기(5) 우리가 꿈꾸는 친환경 건축-②

이세영 2025. 7. 2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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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원 건축가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제공

최근에 국내에서도 녹색경영, 녹색건설 등 열풍을 타고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리드'(LEED) 인증이 쟁점이 됐다. 리드는 '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의 이니셜로 미국그린빌딩위원회가 만든 친환경 건축 평가 및 인증제도 중 하나로 'Green Building Rating System'이라는 친환경건축물 등급 평가 기준이다. 이제는 리드 인증을 추진하고 있는 빌딩들만 수십 개에 달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의 사옥인 센터원은 서울 을지로 2~5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됐던 청계 스퀘어가든이었다. 이 건물은 리드 인증을 위해 당시 미국의 개발회사인 글로스타와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건설 역시 2000년대 중반 인천 송도국제도시 전체를 친환경 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송도에 건설했던 22개의 건축물에 모두 리드 인증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역 앞 옛 대우센터빌딩도 리모델링 과정에서 타일, 바닥, 카펫 등을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사용해 리드 취득을 추진했다. 삼성물산 역시 친환경 주거모델 시범주택인 용인시 동백지구 내 '그린 투모로우'에 리드의 플래티넘 등급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 68가지 친환경 기술을 적용했다고 한다.

친환경 인증으로 건축물의 가치를 올림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건물의 친환경성을 인정받는 데 리드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환경문제에 관해 절실한 반성과 필요성의 절감에서 온 것이 아니라 경제불황과 미분양 사태 속에서 조금이나마 살아남아 보려는 몸부림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국토해양부와 환경부가 공동으로 친환경 건축물인증(GBCS) 제도를 운용해왔지만 많은 건설사가 미국의 친환경 인증을 더 선호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건축물 등급제도가 시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전제품에 열효율 등급이 매겨지듯이 신축건물의 허가 시에 구조 설계자의 도장이 찍히듯이 환경 엔지니어의 사인이 들어가야 하고 기존건물에도 구조안전진단 하듯이 환경평가 등급이 매겨져서 D등급은 개보수 명령, E등급은 철거명령, 이처럼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어떤 건물이 지속해 에너지를 낭비하고 탄소가스를 내뿜는다면 이것은 구조적으로 위험한 건물보다도 우리 사회에 더 해로운 건물이기 때문에 강제로 보수하거나 철거하도록 규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규제 완화 일변도의 상황에서는 이것도 또한 새로운 규제 장치가 아니냐는 싸늘한 반응들뿐이다.

우리는 환경 전반의 문제에 늦게 관심을 갖지만, 이제부터 이 문제는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됐다.

1992년에 리우환경회의가 처음 열렸고 국제건축가연맹(UIA)의 환경선언이 발표된 것이 1993년이었다.

리우환경회의는 당시에 우리 언론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단지 유일한 관심거리는 한국의 여섯 살짜리 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각국 원수들 앞에서 연주했다는 정도였다. 반면에 다른 나라 신문들은 일주일간 회의의 음식쓰레기가 20톤이었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UIA 선언은 이런 내용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상호의존성의 선언 -시카고 1993-

*공동의식

우리는 다음의 사항들에 대하여 인식을 같이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현재와 미래에 걸쳐, 모든 생명체를 위하여 자연과 문화를 회복, 보존하고 또한 그 질을 높인다. 다양하고 건강한 환경은 사회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오늘의 사회는 심각할 정도로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우리 인간은 생태학적으로 전체 자연환경과 상호의존의 관계에 있다. 우리는 또한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전체 인류와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호의존성의 맥락에서 지속가능성은 모든 당사자 간에 협력과 형평 및 균형을 요한다.

건조물과 건축 환경은 삶의 질에 대하여 인간이 미치는 영향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자원과 에너지의 효율, 완벽한 건조물과 재료, 생태학적·사회적으로 민감한 토지의 이용 및 미적인 감각성 등에 대한 인체의 고려를 통합한 것이다. 지속가능한 설계는 삶의 질과 복지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환경에 대한 인간의 역기능적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공동선언

이상과 같은 인식에 기초하여 우리는 각기 세계 건축계의 일원으로서 개인적으로 또는 전문 기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행동을 취할 것으로 천명하는 바이다.

1. 환경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우리의 실무와 직무상 책임의 핵심에 준다.

2. 지속 가능한 설계의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관행, 절차, 작품, 교육과정 및 표준 등을 개발하고 계속해서 향상한다.

3. 동료 전문 건축인, 건축 산업계, 의뢰인, 학생 및 일반 대중을 상대로 지속 가능한 설계의 결정적인 중요성과 실질적 기회에 대하여 교육을 실시한다.

4. 지속 가능한 설계가 통상적인 관행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체 내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 제 규정 및 관례 등을 수립한다.

5. 지속 가능한 설계의 표준에 도달하기까지,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모든 건축 환경 요소들을 모든 설계, 작품활동, 건축물의 이용 및 최종적 재사용에 도입시킨다.

- 1993년 6월 18일부터 21일까지 제18차 UIA 시카고 대회에서 -

이런 일들을 보면서 나는 사실 이 모든 일이 우리 민족에게는 전통적으로 익숙한 것들이었음에도 오히려 산업혁명의 선발주자들이 더 앞장서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유감스러운 느낌이 많았다.

그리고 이런 일은 어느 다른 나라에서보다도 우리가 솔선수범해야 하고 특별히 한국의 건축가들이 앞장을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기술로 모든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적 태도로 인해 전통 건축은 환경 쪽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전통건축과 지속 가능성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현대와는 반대로 전통이 정적이고 단순한 사실의 반복이라는 시각을 우리는 이제 버려야 한다. (계속)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 독립기념관·코엑스·태백산맥기념관·국립국악당·통일연수원·남양주종합촬영소 등 설계.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삼성문화재단 이사,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장 등 역임. ▲ 한국인권재단 후원회장 역임. ▲ 서울생태문화포럼 공동대표. ▲ 광화문시민위원회 위원장.

* 더 자세한 내용은 김원 건축가의 저서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 '꿈을 그리는 건축가', '못다 그린 건축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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