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형상 표현한 작품 아직… 이러다 100세까지 조각할 판이야”

인지현 기자 2025. 7. 2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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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100세까지 조각할 판이야(웃음). 나무로 불상을 만든 지 60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 형상 그대로 표현한 작품이 안 나왔어. 그래서인지 지금도 오전 8시∼오후 5시 매일같이 작업하고 있지."

전 보유자는 행사 기간 하루 네 시간 가까이 서서 불상 제작을 시연하면서도 "몸은 예전보다 힘들지만 조각할 때가 가장 마음이 평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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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령 기능보유자’ 전기만
96세에도 왕성하게 불상 제작
“신자들이 각자의 부처 만나길”
국가무형유산 ‘목조각장’ 보유자인 전기만 보유자가 지난 10일 국가유산진흥원의 기능보유자 합동 공개행사에 참여해 불상 제작을 시연하고 있다. 국가유산진흥원 제공

“이러다 100세까지 조각할 판이야(웃음). 나무로 불상을 만든 지 60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 형상 그대로 표현한 작품이 안 나왔어. 그래서인지 지금도 오전 8시∼오후 5시 매일같이 작업하고 있지.”

국가무형유산 기능보유자 중 최연장자인 96세 ‘목조각장’ 전기만 보유자. 1929년생인 전 보유자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까지 겪었다고 웃으면서도, 지나간 세월이 무색하게 여전히 왕성하게 불상 제작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지난 10∼12일 국가유산진흥원의 ‘2025년 국가무형유산 기능보유자 합동공개행사-손으로 빚은 시간’에 참여하기 위해 충남 금산군에서 상경했다. 전 보유자는 행사 기간 하루 네 시간 가까이 서서 불상 제작을 시연하면서도 “몸은 예전보다 힘들지만 조각할 때가 가장 마음이 평안하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전시장에서 만난 전 보유자 앞에는 세로 67㎝, 가로 50㎝ 크기의 은행나무 토막과 조각칼, 끌 등 수십 개의 도구가 흩어져 있었다. 전 보유자가 깎아낸 작은 나무 파편들도 바닥에 쌓여 있었다. 아미타불의 협시보살인 관세음보살을 만드는 중으로, 1차적인 형태를 만드는 건목 작업 중이라고 했다. 전 보유자는 “금산 작업실에서는 좌대까지 합해서 2m 정도 되는 불상을 만들고 있는데, 큰 나무 덩어리를 걷어낼 때는 전기톱과 큰 망치도 쓴다”며 “큰 나무들은 잘 마르지 않아서 불상 하나 제작하는 데 2∼3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전 보유자는 이런 과정을 지금도 매일 하루 8시간씩 반복하는 것이 일상이라고 말했다.

황해도 출신인 전 보유자는 6·25전쟁 당시 징집됐다 풀려나 남한에 정착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다가, 결혼 후인 1963년 목조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당시 생계를 위해 민속 목공예품을 만들다가 불상을 접하면서 1970년대엔 본격적으로 불상 제작에 매진했다. 1987년부터는 약 10년간 해인사 홍제암에 거주하면서, 경내에서 여러 불상을 조각해 남겼다.

서울 난곡사 비로자나불삼존좌상, 충남 금산 삼덕사 비로자나삼불상 등을 통해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던 전 보유자는 2001년 12월 국가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보유자로 인정됐다.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보유자 인정 조사에 따르면 전 보유자는 “뛰어난 솜씨로 종교적 이상미를 세련된 안목으로 표출해 내는 제작양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 보유자는 불상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이라고 말했다. 또 “불상은 일반 조각과는 달라서, 등신대처럼 조각하는 것보다 아래서 신자들이 올려다볼 때를 고려해 부처 얼굴은 조금 크게, 고개는 조금 숙인 채로 만드는 게 좋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신자들이 불상을 보고 각자의 마음과 뜻대로 부처를 만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인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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