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홀린 신춘수표 ‘위대한 개츠비’ … 한국 ‘뮤덕’도 사로잡나

김유진 기자 2025. 7. 23. 09: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8월 국내 초연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미리보기
작년 뉴욕 브로드웨이서 시작
런던 웨스트엔드 점령한 작품
현지 버전 그대로 서울서 공연
국내 관객 위해 디테일 살리고
화려한 의상과 노래·춤 그대로
영·미 평론가들 평가는 엇갈려
지난 4월 영국 런던 콜리세움에서 개막한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 ‘위대한 개츠비’가 8월 한국에서도 개막함에 따라 국내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디컴퍼니 제공

최근 공연계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미국 토니상 수상에 들떠 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한 작품이 뮤지컬의 본고장인 브로드웨이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창작진들의 창작욕도 높아진 상태다. 그러나 ‘어쩌면 해피엔딩’ 이전, 지난해 국내 뮤지컬의 ‘브로드웨이 진출’이라는 타이틀을 따낸 작품이 있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사진) 대표가 아시아, 그리고 한국 최초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만든 ‘위대한 개츠비’다.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까지 뒤흔든 ‘위대한 개츠비’가 드디어 오는 8월 국내 상륙한다.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은 이 작품은 과연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도 맞출 수 있을까.

◇‘위대한 개츠비’의 위대한 여정= 신 대표는 5년 전부터 ‘위대한 개츠비’를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 2020년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저작권 만료(2021년)를 앞두고 미국 뉴욕에서 작가진을 모은 뒤 작품 개발 워크숍을 진행했다. 마침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지라 어려움이 말도 못했지만 오기로 버텼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브로드웨이, 올해 초엔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무대에 작품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1년여간 ‘위대한 개츠비’는 미국에서 500회 이상 공연하며 오픈런 무대를 이어가고 있으며, 개막 이래 객석 점유율 80% 이상(플레이빌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계 미국인 린다 조가 이 작품으로 토니상 의상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런던에서도 순항 중이다. 프리뷰 공연은 전 석 매진됐고, 오는 9월까지 콜리세움 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이후에는 장소를 옮겨 내년에 재개될 예정이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인 ‘위대한 개츠비’. 오디컴퍼니 제공

◇‘한국 초연,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면 8월에 시작되는 한국 버전은 어떨까. 미국, 영국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다. 세 번째 프로덕션인 만큼 디테일을 수정 보완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 국내 관객들도 다양한 넘버(노래)와 화려한 무대를 오리지널 느낌 그대로 즐길 수 있다.

한국 공연에는 미국 현지 오디션을 통해 별도로 선발된 배우들이 참여한다. 주인공 ‘제이 개츠비’ 역에는 2022년 뮤지컬 ‘컴퍼니’로 토니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맷 도일이, 여주인공 ‘데이지 뷰캐넌’에는 ‘알라딘’ 북미 투어에서 ‘재스민’을 연기했던 센젤 아마디가 발탁됐다. 그런 만큼 공연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 감성에 맞게 한국어로 바꾸는 라이선스 방식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 배우들이 연기하는 ‘위대한 개츠비’도 곧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객 흥행, 엇갈린 평가…기대 반, 우려 반’=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우리에겐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1920년대 아메리칸 드림의 화려함 속에 인간적 비애가 녹아 있는 작품이다. 미국인들에겐 익숙한 고전이다.

그런데 관객의 호평과 달리 영미 평론가들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지난해 개막 당시 뉴욕타임스는 ‘위대한 개츠비’를 두고 ‘재즈 시대’(제1차 세계대전 후부터 1920년대의 사치스러웠던 재즈 전성기)를 잘 표현했지만 원작의 비극을 잊었다고 평했다. 무대의 화려함에 비해 스토리의 무게감이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이를 두고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소설과 무대의 이야기 구조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방대한 소설을 가져다 무대화를 할 때는 선택과 집중의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고 많이 덜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공연을 본 뒤 이야기에 관심이 생기면 소설을 더 읽어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위대한 개츠비’도 그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개막 직후 평론가들의 평 역시 썩 좋지는 않았다. 일간 가디언은 “아무리 많은 찰스턴 댄스(1920년대 재즈 기반의 춤)도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지 못한다”며 낮은 점수를 줬다.

국내에서의 장벽은 이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눈에 익은 배우가 보이지 않고, 1920년대의 미국은 매우 낯선 풍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을 견인하는 이른바 ‘뮤덕’(뮤지컬 덕후)들은 좋아하는 배우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전문가들은 결국 화려한 무대와 좋은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승연 평론가는 “아메리칸 드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잘 구현한 작품이라 이는 관객들이 좋아할 지점”이라며 “대극장 스케일에 걸맞은 작품이라 만족도는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내달 1일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김유진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