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종식” “자유우파” 모두 오염시킨 인사참사 [한기호의 정치박박]

한기호 2025. 7. 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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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실에서 확대 개편한 경청통합수석비서관(기존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의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이 임명 일주일 만에 물러났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 강준욱 비서관 사퇴를 알리며 "정부의 국정철학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고 했다.

불과 이틀 전(20일) 강 비서관은 사과문을 내고 대통령실도 임명 유지를 피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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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SNS·강연서 극단발언 ‘파묘’된 강준욱
임명 일주일 만 국민통합비서관 자진사퇴로
계엄옹호·尹탄핵 부정 “전한길과 같은 맥락”
“최고의 가치”라는 ‘자유’의 잣대도 모순적
제도권 정치 이해 노력보단 완고함만 묻어나
중도보수도 황당…“내란종식” 명분 흔들뻔
이재명 대통령과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이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오찬회동 기념 촬영을 할 당시의 모습(왼쪽), 사퇴하기 전의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지난 17일 국무회의에 참석할 당시의 모습(오른쪽).<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실에서 확대 개편한 경청통합수석비서관(기존 시민사회수석)실 산하의 강준욱 국민통합비서관이 임명 일주일 만에 물러났다. 자진사퇴 형식을 빌린 경질로 해석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임명 철회 촉구가 있었다. 지난 3월15일 출간한 지 겨우 넉달을 넘긴 저서에 담긴 주의주장과 과거 SNS 언사 등이 시쳇말로 ‘파묘’된 영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2일 강준욱 비서관 사퇴를 알리며 “정부의 국정철학과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고 했다. 불과 이틀 전(20일) 강 비서관은 사과문을 내고 대통령실도 임명 유지를 피력했었다. 보수 내에서 ‘사법리스크’ 공세 무마에 나서다가 이 대통령과 관계를 구축한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추천인사였기 때문일까.

대통령실의 버티기는 오래갈 수 없었다. 파장이 워낙 컸다. 범(汎)여권에선 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가 “국민의힘의 전한길(입당)이나 대통령실의 강 비서관이나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제1야당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이참에 전한길씨같은 보수를 망가뜨리는 극우인사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데려다가 중히 쓰시면 ‘윈윈’이겠다”고 평한 터다.

거론된 전한길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지난 4월4일)되기 전까지 위헌적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계몽령”이라고 칭송해온 인사다. 6·3 대선 기간 ‘윤어게인’(윤석열 복권론)과 ‘부정선거’ 음모론에 올라탔다. 유명 한국사 강사에서 제도 부정·불복의 아이콘으로 전락했다. 강 비서관이 탄핵심판 기간 펴낸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보인 사고의 틀도 매한가지다.

12·3 계엄을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다수당의 횡포를 참을 수 없어 실행한 체계적 행동”이라고 감쌌다. ‘민주주의’를 “허상”이라며, ‘탄핵 제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유’를 “국민 최고의 가치”라면서 군대를 동원한 제도권 침탈에 눈감았다. 마약·도박·음주운전 처벌에 반대하지만 성소수자 행사엔 제재 편향이다. 탈(脫)관치 자유주의라기엔 뒤죽박죽이다.

강 비서관은 이공계 교수가 경력의 대부분이다. 물밑 회자된 그의 SNS 소개글엔 여러 사람을 지목해 ‘이 사람과 친구면 친구로 받지 않는다’는 완고한 경고가 실려 있다. 5년 전 강연에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빨갱이”로 단언했다. 사고의 단편을 개인 공간에 남기는 걸 넘어 특유의 직선적·확신적 언어로 최근 들어 ‘활자화’까지 했으니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정치권 단골구호인 ‘국민통합’ 직책을 받았지만 제도권 정치를 이해하려 한 흔적이 없다. 철학이 넉달 만에 바뀌었대도 문제다. 그가 민주당을 “퇴보좌파”로 단언하고 누누이 자처하던 “자유우파”는 계엄 옹호로 명분을 잃는다. 중도보수층까지 기함하는 건 두말할 것도 없다. ‘윤석열 계엄’ 덕에 “내란종식”으로 땅짚고 헤엄친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도 흔들 뻔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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