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R&D '군사력·우주' 중심 급변…'준회원' 한국에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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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유럽연합)가 2028년도~2032년도 2조 유로(약 3245조원) 규모 역대급 예산안을 놓고 진통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준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유럽 최대 R&D(연구·개발)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도 영향권이다.
민감한 방위·우주 R&D에 연구 예산이 집중되면 한국 등 비(非)유럽 국가의 과제 수주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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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 R&D 프로그램
유럽 '방위·우주 R&D' 강조… R&D 2배 확대 예고
"'준회원국' 한국,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하면 이득"

EU(유럽연합)가 2028년도~2032년도 2조 유로(약 3245조원) 규모 역대급 예산안을 놓고 진통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준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유럽 최대 R&D(연구·개발)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도 영향권이다. 민감한 방위·우주 R&D에 연구 예산이 집중되면 한국 등 비(非)유럽 국가의 과제 수주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최근 EU가 발표한 'FP10'은 유럽의 연구 지원 체계를 2028년부터 전면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P10은 '차기 유럽 연구혁신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으로 호라이즌 유럽의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계획안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의 과학기술 R&D와 정책 간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민간-군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우선시해 온 지금까지의 방향성과 달리, 정책 주도형(탑다운식) R&D를 꾸리겠다는 것이다. 유럽 경제 부흥을 위한 일종의 정책 기금인 'ECF'(유럽경쟁력기금)을 신설하고, 과학기술 R&D도 정책적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이 기금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가 올해부터 준회원국으로 참여하는 호라이즌 유럽의 '필라 2(Pillar 2)'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필라 2는 호라이즌 유럽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참여국은 컨소시엄을 꾸려 디지털 산업, 기후대응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과제를 수주할 수 있다. 지원 규모는 85조원이다. 올해부터 아시아권 최초로 준회원국이 된 한국은 유럽 회원국과 동등한 자격으로 직접 과제를 기획해 연구 예산을 가져오게 된다.
다만 유럽의 R&D 정책이 바뀌며 '필라 2'도 기초연구가 아닌 EU의 정책 주도형 연구에 집중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특히 EU가 국제 정세에 발맞춰 방위 및 우주 분야의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어서, 필라 2 지원도 덩달아 이 분야에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의 국내 한 관계자는 22일 머니투데이에 "방위·우주 분야는 보안이 특히 중요해 유럽 국가를 제외한 준회원국의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2027년까지 예정된 FP9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만 확정한 상태여서 당장 영향권은 아니지만, 준회원국으로서 다음 호라이즌 유럽 프로그램을 이어 나갈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제대로 준비한다면 오히려 우리나라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U가 2028년-2032년도 총예산을 3000조원대 규모로 늘리는 가운데 호라이즌 유럽의 예산도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전체 R&D 규모가 커지는 만큼 한국이 전략적으로 파고들 만한 기회도 커질 것"이라며 "유럽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공동연구 과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개편안에 대한 유럽 연구계의 반발은 거세다. 유럽연구대학연맹(LERU), 유럽연구중심대학협회(더 길드) 등 주요 연구단체들이 FP10의 '독립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R&D 프로그램의 정치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군사 관련 연구는 명시적으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EU 예산 증액안도 회원국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어서, 실제 타결까지는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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