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의료공백 메운 PA 간호사들 “전공의 돌아오면 토사구팽되나요”

손지민 기자 2025. 7. 2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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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복귀가 급물살을 타면서 1년5개월여 이어진 의료 공백을 메운 피에이 간호사들이 고용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피에이 간호사 ㄱ씨는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공의 업무와 현재 업무에 대해 "70% 정도 겹친다. 전공의가 돌아오면 진료지원 인력들을 (병원이)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 같다"며 "원래 부서로 복직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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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기간 동안 사직 전공의 업무 대체한 PA 간호사들
복귀 본격화 앞두고 불안감…‘업무범위’ 안 정한 정부도 책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가 돌아오면 내 자리는 어떻게 되는 건지, 다시 원래 부서로 돌아가야 하는 건지 불안해요.”(비수도권 대학병원 진료지원(PA) 간호사 ㄱ씨)

사직 전공의 복귀가 급물살을 타면서 1년5개월여 이어진 의료 공백을 메운 피에이 간호사들이 고용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의-정 갈등 기간 동안 진료지원 간호사 채용을 대폭 늘린 병원들 고심도 크다.

피에이 간호사 ㄱ씨는 22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공의 업무와 현재 업무에 대해 “70% 정도 겹친다. 전공의가 돌아오면 진료지원 인력들을 (병원이)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 같다”며 “원래 부서로 복직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이렇게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을 했다가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도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 ㄴ씨는 “처방과 치료 계획 수립 등 의학적 판단 영역 외에 술기 등 실무 영역은 (전공의와) 피에이 간호사의 업무가 많이 겹친다. 특정 업무를 ‘전공의만 해야 된다’란 불문율은 지난 1년 동안 많이 깨진 것 같다”고 말했다.

피에이 간호사 제도는 음성적으로 존재하다 의-정 갈등 때인 지난해 9월 간호법이 제정되면서 제도화의 길에 들어섰다. 의료 공백을 메워야 하는 병원도 앞다퉈 피에이 간호사 채용을 늘리거나 기존 간호사를 진료지원 업무로 전환배치했다. 곽경선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은 “의-정 갈등 기간 피에이 간호사가 1만명에서 2만명으로 약 두배 급증했다. 노조 가입 사업장 기준으로는 1.6배 증가했다”며 “전공의 비중이 높은 병원일수록 피에이 간호사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피에이 간호사의 고용 형태는 정규직, 임시계약직 등 병원마다 제각각이다. 업무 중복 수준이나 단기 급증, 고용 계약 형태 등을 염두에 두면 오는 9월부터 본격화될 사직 전공의 복귀 이후 피에이 간호사들이 ‘토사구팽’될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게 의료 현장에서 나오는 우려다.

병원 쪽도 뾰족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한 비수도권 대학병원 부원장은 “수련 담당 부서와 간호 부서가 업무 범위와 전공의 교육 등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의-정 갈등 기간 동안 닫았던 병동을 열고 진료지원 간호사를 다시 병동으로 배치하는 등의 의견도 나온다. 교수, 전공의와 진료지원 간호사와의 관계는 진료과마다 차이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 기간에 적극적으로 진료지원 간호사를 활용해온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들 사이의 분위기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병원 업계 상황에 밝은 한 인사는 “규모가 큰 민간 대학병원의 경우 진료지원 간호사를 많이 채용해 전공의 없이도 안정된 시스템을 만든 곳이 많다”며 “그런 곳에선 ‘전공의가 대거 돌아온다면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귀띔했다. 병원들은 아직 구체적인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과 정원이 나오지 않은 만큼 지원자 규모를 살펴본 뒤 피에이 간호사의 업무 분장 등의 방향을 정한다는 분위기다.

이런 혼란에는 피에이 간호사 업무 범위에 대한 규정 제정에 손을 놓고 있는 당국의 책임도 적지 않다. 간호사의 진료지원 업무 근거가 반영된 간호법이 지난해 9월 제정되고 지난 6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업무 범위’를 담은 하위 법령(시행규칙 및 고시)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박혜린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은 한겨레에 “의료계와 간호계의 의견이 다르고, 간호계 내부에서도 조금씩 의견이 달라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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