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오세훈 시장의 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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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7.16. photo@newsis.com /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23/moneytoday/20250723055148232gint.jpg)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던진 말이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2000억 원씩 총 2조 원 규모의 '서울주택진흥기금'을 조성해 서울에 공공주택 2만5000가구(연 25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건설 사업자에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든 기존 방식에서 나아가 직접 자금을 지원해 서울 주택 공급난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기금을 마련해 공공주택 확대를 추진하는 시도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이번 서울주택진흥기금 아이디어는 오 시장이 최근 다녀온 오스트리아 빈 출장에서 나왔다. 빈은 전체 주택의 76%가 임대주택이며, 이 중 공공임대와 진흥기금임대가 절반을 넘는다. 세계적인 공공주택 성공 모델로 꼽힌다. 빈 모델의 핵심은 공공이 민간에 저금리로 토지매입과 건설자금을 빌려주고, 민간이 이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공급한 후 얻은 이익을 다시 공공주택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다.
서울시 역시 민간참여 확대를 위해 빈의 모델을 차용했다. 서울시는 민간이 공공주택을 지을 경우 토지매입과 건설비 등의 일부를 장기·저리대출로 지원하고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임대 후 주택을 매입해 주는 데에도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 시장은 "공공에서 토지 마련부터 건설 비용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집을 더 짓게 하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게 기금의 작동 원리"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금 도입은 오 시장이 추진하는 '임대주택혁신방안'과도 긴밀히 연계된다. 빈의 성공 사례인 존벤트피어텔이나 노르트반호프 단지처럼, 다양한 계층과 연령이 섞여 거주하는 '소셜믹스'를 실현하는 데 서울주택진흥기금이 재정적 기반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강변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 소셜믹스 배치에 대한 반발이 있었지만, 오 시장은 소셜믹스와 주택 공급 확대라는 분명한 정책 목표를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공공주택 공급 방식인 '미리내집(장기전세주택2)' 사업의 공급 속도를 높이는 데도 이번 기금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성뒤마을, 구룡마을 등 공공재개발 지역과 폐교용지, 유보지 등을 활용한 신규 임대주택 건설에도 이번 기금이 지원군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재원 마련 방안이다. 서울시는 기금 조성 재원을 기존 순세계잉여금과 배당금 등 기존 세입원을 전환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8~9월 계획을 수립하는 등 연내 관련 절차를 마치고, 내년 1월 기금을 조성해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이 실효성을 갖추려면 민간기업 참여 유도하기에 충분한 지원과 더불어 철저한 관리 감독 체계를 미리 갖춰야 한다. 과거 여러 차례에 걸친 대규모 공급정책이 발표 후 지지부진하거나 지자체와 공기업 등의 부정행위와 특혜 등으로 정책이 얼룩진 경험을 시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주택 문제는 서울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매듭이다." 오 시장의 강한 의지가 드러나는 말이다. 그러나 시민들에게 '말'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살 수 있는 '집'이다. 매년 시민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야심차게 발표한 2조 원 기금 조성 계획이 공염불로 끝나지 않고, 실제 살만한 주택으로 지어지길 바란다. 결과로 증명하는 오 시장과 서울시의 모습을 기대한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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