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종료 수순 ' 윤희숙 혁신위'...국힘, 당권 투쟁 본격화

민동훈 기자 2025. 7. 23.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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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참석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5.7.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6.3 대선 패배 후 당 재건을 목표로 출발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좌초 위기에 몰렸다. 과거와의 단절, 지도체제 개편, 인적 쇄신 등을 담은 이른바 '윤희숙 혁신안'이 계파를 막론한 반발에 부딪힌 까닭이다. 혁신위가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사이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계파 간 갈등만 고조되는 형국이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2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당 지도부가) 언제 (혁신안을 논의할) 의원총회를 하겠다는 얘기도 없고, 적극적으로 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움직임도 없다"며 "혁신안을 고사시키는 경로로 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지난 20일 혁신안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가 예정됐다가 21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하지만 수해 복구 지원을 이유로 다시 23일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인적 쇄신 등 혁신 논의가 사실상 멈춘 것이다. 집중 호우에 따른 피해복구 지원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당내 일각에선 '지도부가 시간을 끌며 혁신위의 힘을 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극우화) 논란이 불거지는 게 싫어 (지도부가) 공론의 장을 안 만들려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07.21.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혁신위가 표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6일 윤 위원장이 나경원·윤상현·송언석·장동혁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거취 표명을 요구한 순간이었다. 사실상 차기 총선 불출마 또는 탈당 등을 요구한 것인 만큼 당내에선 '자해행위' '내부 총질' 등과 같은 거친 비판이 계파를 불문하고 터져 나왔다. 한 국민의힘 재선 위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사실상 이때 혁신위의 역할은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력을 잃은 혁신위는 의원총회를 거치더라도 혁신을 관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총선 직전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윤희숙 혁신위에 대해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인 의원은 "가장 크게 잘못한 게, 사람 이름을 얘기하면 안 된다"며 "이미 추락했기 때문에 아마 우리 의원총회 하면 안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쇄신은 사실상 차기 지도부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숙 혁신안'의 주요 내용을 당권 주자들이 공약으로 수용해 계승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출구 전략이라는 얘기다.

'윤희숙 혁신위'가 표류한 사이 국민의힘 당권 경쟁은 불이 붙었다. 앞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20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7일 각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오는 23일 출마 선언을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남은 상태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7.21.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다만 국민의힘 혁신 방향을 두고 당권 주자들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린 상태다. 당권 주자 중 조 의원과 안 의원은 윤 위원장이 제안한 '국민여론조사 100% 당 대표 선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당내 인적 쇄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대구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본인이 특검 대상이라고 판단되면 정중히 당을 나가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같은 날 윤 혁신위원장을 만나 "깜짝 놀랄만한 변화의 의지를 내보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장 의원은 전날 SNS(소셜미디어)에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 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돼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의 책임을 묻겠다"고 적었다. 김 전 장관 역시 지난 20일 출마 선언에서 "당이 깨지는 방향으로의 혁신은 사실상 자해행위"라며 윤 혁신위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혁신위가 좌초되고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인적 청산은커녕 혁신이나 쇄신을 논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이 작금 국민의힘의 현실"이라며 "옛 주류(친윤)의 지원을 받는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하며 치르는 전당대회에서 또다시 옛 주류가 당내 권력을 거머쥐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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