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걱정'에 딸 죽인 엄마…"30대 딸은 빚 갚을 수 있었다"[사건의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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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딸의 도움에도 A 씨네 식당과 자택은 수개월간 월세와 공과금을 내지 못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A 씨는 거주지에서 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였다.
수사기관은 A 씨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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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부담 이유, 결코 용납될 수 없어" 징역 15년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A 씨(60·여)는 30대 딸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이혼 후 2008년부터 전남 광양에서 딸과 단둘이 거주했다. 단출했지만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다.
A 씨는 가족 생계를 위해 2019년부터 식당 2곳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A 씨는 금융회사는 물론 지인들에게 돈을 빌렸다. 심지어 사채업자에게도 손을 벌렸다. A 씨가 끌어다 쓴 채무는 2억 5000만 원 상당.
소상공인 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리볼빙, 일수 대출까지 받았음에도 사정은 나아질 줄 몰랐다.
이를 지켜보던 딸 B 씨는 본인 명의로 4133만 원의 대출을 받아 어머니에게 흔쾌히 건넸다.
딸의 도움에도 A 씨네 식당과 자택은 수개월간 월세와 공과금을 내지 못했다.
연체 고지와 지인, 은행권의 채무 상환 요청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A 씨는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기 시작했고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A 씨는 2023년 1월부터 인터넷 검색으로 수면제 관련 정보와 살해 방법 등을 반복적으로 검색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A 씨는 거주지에서 딸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였다. 잠든 딸은 어머니의 손에 의해 숨졌다.
수사기관은 A 씨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당사자인 A 씨는 "수면제 등을 먹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한 번도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는 B 씨의 몸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거주지의 화장실, 싱크대 등 집안 곳곳에서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몸엔 방어흔과 억압흔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A 씨는 '내가 죽으면 딸이 빚을 갚아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가 충분히 빚을 갚을 여력이 있었다고 봤다.
지역 한 교육시설에서 근무한 B 씨는 담임교사로 승진을 앞두고 있었다. 사회적 경력과 직업, 직위 등을 고려할 때 그 정도의 빚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잘못된 판단에 이르러 앞날이 창창한 딸의 목숨을 한순간에 빼앗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사람이 바로 피해자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던 어머니라는 점에서 피고인의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고인이 심리적 부담감을 이유로 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납득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2일 살인 혐의로 구속된 A 씨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을 열고 1심이 내렸던 징역 12년을 파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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