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美와 무역 합의… 관세 13%P 인하 대가로 美기업 민원 다 들어줘
인니, 美기업 규제 철폐·인증 절차 간소화
항공기·농산물·LNG 등 대량 구매키로

인도네시아가 미국이 부과하는 상호 관세 세율을 32%에서 19%로 13%포인트 낮추는 대가로 미국이 자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농산물·의약품에 대해 각종 규제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언론에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 세부 내용에 대해 브리핑하며 “인도네시아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99% 이상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0으로 낮추고 미국에 대한 비(非)관세 장벽도 없앨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 타결 소식을 발표했는데, 1주일 만에 세부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디지털·자동차·의약품 등 미 업계가 집요하게 요구해온 ‘민원’을 대부분 들어줬는데, 이는 사정이 비슷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이날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인도네시아는 데이터 유통을 과세하려는 노력을 중단할 것이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전자상거래 관세 유예를 즉시, 조건 없이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미국 기업의 매출을 사실상 빼앗기 위해 인터넷에 세금을 매기고 싶어 한 몇 국가 중 하나”라며 “이번 합의는 미국 수출업체들에 필요한 명확성을 제공하고 다른 나라에서, 관세에서 자유로운 인터넷이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역사적인 업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싸잡아 규정하며 이를 철폐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한국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물론 로펌·자문회사 소속 민관 인사들이 두루 나서서 플랫폼 규제 철폐, 고(高)정밀 지도 반출 같은 ‘디지털 장벽’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 당국자는 인도네시아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선적 전 검사와 인증 요건을 철폐하기로 했고, 인도네시아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 기준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하며 “미국이 수십년간 전 세계 시장에서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인도네시아는 미국 기업에 대해 현지에 시설을 짓거나 현지 콘텐츠가 일정량을 넘어야 한다는 규제 요건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고, 의료기기·의약품에 대해서도 미 식품의약국(FDA)의 인증과 사전 판매 허가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기업 입장에선 ‘이중’으로 인증을 받을 필요가 없게 돼 수출 절차가 간소화되고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당국자는 인도네시아가 미국에 대해선 핵심 광물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고,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며 “미국이 최소 500억 달러(약 69조700억원)의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와의 교역에서 180억 달러(약 24조9000억원)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서 “인도네시아는 귀중한 핵심 광물을 미국에 공급할 것이며, 보잉 항공기와 미국산 농산물·에너지를 구매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거래를 체결할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관세 장벽 99%를 없애 미국산 공업·기술 제품과 농산물에 개방된 시장이 되겠다고 합의했다. 이 거래는 우리 자동차 제조사, 기술 기업, 노동자, 농민, 축산업·제조업을 위한 엄청난 승리”라고 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문서를 보면 미국과 인도네시아 기업이 항공기 32억 달러, 농산물 45억 달러, LNG 등 에너지 15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체결한다고 돼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두 국가가 공정하고 균형 잡힌 상호주의 무역을 달성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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