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의 '대통합 사면'이 필요하다 [한국의 창(窓)]

2025. 7. 2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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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은 군주 주권시대의 유물이다.

사면은 법원의 확정판결까지 났음에도 불구,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죄를 면해 준다는 점에서 삼권분립과 입헌주의 원리에 어긋나는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면에는 죄의 종류를 정하여 여기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행하는 일반사면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박영수·윤석열 특검단에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문 대통령은 재임 중 사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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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취임 이후의 첫 대폭적 사면기회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광범위한 일반사면
인간적·정치적 배려의 특별사면 고려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국회 비교섭단체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에서 특별사면과 검찰개혁 관련 참석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사면은 군주 주권시대의 유물이다. 즉 사면은 군왕이 죄 지은 백성에게 내리는 은혜로운 용서 즉 은사(恩赦)다. 그런데 국민주권이 정착된 이후에도 사면은 국가원수 고유권한으로 존속한다. 사면은 법원의 확정판결까지 났음에도 불구,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죄를 면해 준다는 점에서 삼권분립과 입헌주의 원리에 어긋나는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국‧프랑스 등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논의만 무성할 뿐 사면제도 자체를 폐지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사면은 '입헌주의' 시대에 버릴 수도 없고 존속시키기에는 논쟁적인 계륵 같은 존재이다.

사면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헌법상 특권이다. 넓은 의미의 사면에는 감형·복권도 포함한다. 사면에는 죄의 종류를 정하여 여기에 해당하는 모든 사람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행하는 일반사면이 있다. 예컨대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모든 사람에 대한 사면은 수십만·수백만 명이 혜택을 본다. 일반사면은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와 달리 특별사면은 특정인에 대한 사면이다. 국회 동의도 필요 없는 대통령 재량행위다.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을 사형선고하게 만든 장본인인 군사쿠데타 세력에 대하여 김영삼 대통령과 합의하에 은사를 베풀었다. 김대중의 '용서와 화해의 정치'의 상징적 장면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박영수·윤석열 특검단에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문 대통령은 재임 중 사면하였다. 윤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사면했다. 지은 죄는 밉지만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한 배려이다.

특별사면에 대하여는 헌법상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비례원칙에 어긋나는 과잉 처벌을 받았다든가, 정치보복 수단으로 형사사법절차가 악용된 부분이 있다면 최고통치권자가 관용을 베풀어야 마땅하다. 새 대통령의 첫 사면 대상으로 형사처벌 받은 범여권 주변 인사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의 측근인 이화영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사건으로 최근 대법원 확정판결이 난 상태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 중 대북송금 문제로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송두환 특검에서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이 구속돼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들을 사면했다. 다른 한편 조국 전 법무장관은 자녀 입시비리 사건으로 부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윤석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부부가 동시에 수감되는 불행은 면할 수 있었다. 그 후 조국혁신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하여 제3당으로 국회에 입성하였다. 국민이 그를 정치적으로 용서한 측면이다. 하지만 법원의 확정판결로 의원직과 대표직을 상실하고 수감 중이다.

형사사법제도의 경직성을 교정하기 위한 사면제도는 여전히 유효하다. 무엇보다도 사면은 형의 집행에 있어서 인간적이고 정치적인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취임 후 첫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을 대대적으로 단행할 필요가 있다.

그간의 굴곡진 사건들에 대한 법적 시비를 가리는 현실의 법정은 종료되었지만, 역사의 법정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이제 헌법상 국가원수의 권한인 사면권을 행사하여 서로 용서와 화해의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국정운영의 새 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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