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 기조 유지가 중요

지난 6월 27일 깜짝 발표된 새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조금은 식고 있는 듯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규제 발표 이후 7월 14일까지 3주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이 3주, 수도권이 2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되었고, 전세가격 변동률은 서울과 수도권 모두 2주 연속 상승세가 약화된 것이다.
이제 겨우 1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이런 추세가 유지될 것인지는 매우 불투명한만큼 아직도 정책 당국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금융정책 당국이 대출 규제를 통해 수요측 압력을 낮추려 하고는 있지만, 적절한 곳에 충분할만큼 주택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처럼 추가 신도시 건설을 통한 대규모 주택공급책은 자제하겠다는 방침은 상당히 바람직한 정책 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신도시 개발과 실제 주택 공급 간 시차, 철도 등 인프라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추가 비용, 새로운 투기 열풍 및 고령화 저출산 현상 심화에 따르는 위성 신도시 공동화 현상 사전 차단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당연한 정책의사결정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외의 주택 공급 부족 해소 대책은 상당히 강화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기존 부지를 활용하거나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 등을 통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은 분명 바람직하고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보인다. 다만, 수급 안정화를 통한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해소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활성화만 하더라도 넘어야 할 과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전제 조건인 관련 규제완화부터가 문제다. 규제완화가 공익 우선에 중점을 두고 추진될 경우, 민간부문의 주택공급 여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큰 반면 공공부문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가격 등 시장의 왜곡현상을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개발은 투기도 문제지만 도심 내 내쫓김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종종 사회문제로 대두되는데 합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에 이르는 과정이 순탄하지도 짧지도 않다.
금융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는 그 자체로 정당성이 확보되고, 바람직하기도 하다. 다만, 주택 공급에 애로를 유발하거나,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될 것인데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면, 재개발이나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기 쉬운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는 대출 총량 감소, 대출 이자 상승 등을 통해 주택 분양 시장의 과열을 예방할 수 있으나 실수요자 피해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규제의 효율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 관해 논하자면 끝도 없고 정답도 찾기 힘들지만, 그나마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는 지금까지 부동산 대책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변화되었음은 물론 특정 정부 하에서도 많게는 수십 차례나 정책 기조가 바뀌는 등 중장기적으로 보면 전혀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었고,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도 그만큼 높아져 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즉,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시장 기대를 낮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여하튼 지금은 새정부의 대출 규제가 시행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향후 부동산 시장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만큼 추가 대책도 기존 정책과의 일관성 유지와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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