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국어 기초학력 미달… 영어-수학 문제, 이해 못해 못풀어
‘국어 미달’ 코로나후 계속 늘어… 비대면 수업 등 영향 문해력 저하
“한글 이해 못해 문제 길면 포기도”… 영어-수학 실력까지 함께 떨어져

● 국영수 보통 이상 비율, 코로나19 전보다 낮아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중3과 고2 학생 중 일부를 표본으로 정해 매년 실시한다. 지난해는 중3과 고2 전체 학생 중 2만7606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4단계 성취 수준 중 가장 낮은 ‘기초학력 미달(1수준)’은 ‘교육과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교육과정의 20% 정도를 이해하는 수준으로 통용된다.

학교 수업에 디지털 콘텐츠 활용을 강화하는 흐름도 국어 성취도와 문해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방의 한 고교 교사는 “예를 들어 훈민정음을 공부할 때 과거에는 학생이 직접 쓰거나 외우며 이해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요즘은 유튜브 영상으로 수업을 대체하는 경우도 있어 스스로 생각할 기회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 국어 부족이 수학, 영어 성취도에도 악영향
국어 성취도 저하는 다른 과목의 학습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풀지 못하거나, 영어 단어에 대응하는 국어 낱말을 몰라 영어 해석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지난해 중3, 고2 학생 중 ‘보통 및 우수(3, 4 수준)’ 성취도를 보인 학생의 비율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코로나19 때와 비교해 낮아졌다. 특히 이 기간 고2 국어 과목에서 ‘보통 및 우수’ 성취도를 보이는 학생 비율이 15.6%포인트 낮아졌다.
서울의 한 고교 영어 교사는 “영어 교사인지 국어 교사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며 “영어 지문이나 단어를 한글로 설명할 때 한글을 이해하지 못해 ‘이타적’, ‘경직’의 의미를 설명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 수학 교사는 “두 줄이 넘는 수학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풀려는 시도조차 못 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공부의 연속성이 중요해 기초가 안 돼 있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며 “정부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해 기초학력을 보완하는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학업 동기를 부여할 상담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인천 총기 사건 유족 “피의자 신상공개 반대…2차 피해 우려”
- [사설]평양 무인기 침투 숨기려 서류 조작… 정상 작전이라면 왜
- ‘김건희 다이아 목걸이’ 영수증, 통일교서 찾았다
- 뉴노멀 된 괴물폭우, 기존 배수시설로는 감당못해…빗물터널 등 늘려야
- ‘원조 친명’ 김영진 “국힘, 자정 능력 사라져…극우 세력 ‘역류’해 오염됐다”[황형준의
- [사설]대북 라디오·TV 중단하고 “확인 불가”… ‘깜깜이 짝사랑’인가
- [사설]“예산 좀” “공사 빨리”… 청문회서 검증 대신 민원 쏟아낸 의원들
- “소비쿠폰 중고거래땐 전액 회수-형사처벌 가능”
- 국정상황실장 한달만에 교체…與내부 “사실상 경질”
- [속보]김계환 前해병대사령관 구속영장 기각…VIP 격노설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