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소중한 인연<因緣>

양휘모 기자 2025. 7. 2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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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여름.

일병 계급장을 갓 달고 군 복무를 하던 중 한 부사관이 부대 인근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사전적 정의처럼 상대방이 반드시 있어야 성립되는 갑질이 만연한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소중함을 돌아봐야 할 때다.

그가 바로 당신과 서로 기대고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인연(因緣)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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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여름. 일병 계급장을 갓 달고 군 복무를 하던 중 한 부사관이 부대 인근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사적 용도로 쓰인 군용 트럭에는 한가득 이삿짐이 실려 있었고 이를 정리하기 위해 기자를 포함한 몇몇 부대원이 차출됐다. 오전과 오후 내내 허드렛일을 해가며 짐을 옮기는 동안 지금 생각해 보면 일처리가 미숙한 부대원들은 부사관의 부인으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

국방의 의무와 전혀 무관한 상관의 사적 용도로 쓰인 그 상황이 군생활을 하며 당연히 인내해야 할 부당함 정도라고 느꼈지만 이후 노동(?)의 대가로 당일 저녁 그들이 주문해 준 짜장면과 탕수육은 남아 있던 앙금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

24년이 지난 현재. 시대가 변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인내의 범위 안에 포함돼 있었던 수많은 부조리가 갑질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정서법을 건드리는 가장 예민한 키워드 갑질. 최근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인사 임명 절차 과정에서 드러난 한 장관의 갑질 의혹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갑질. 사회적 지위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 사전적 정의처럼 상대방이 반드시 있어야 성립되는 갑질이 만연한 세상에서 타인에 대한 소중함을 돌아봐야 할 때다.

송정림 작가의 글 중 일부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내가 건네는 인사는 타인을 향한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 아닌 타인입니다. 나를 울게 하는 사람도 타인, 나를 웃게 하는 사람도 타인입니다.”

계급은 중세사회에만 있는 게 아니다. 표면적으로 명시된 계급은 없지만 현대사회에서도 거주지역, 직업, 교육 수준 등에서 계층 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와 체제를 바꿀 힘이 없다면 주변인에 대한 자신의 인식만이라도 바꿔보자. 그가 바로 당신과 서로 기대고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인연(因緣)이다.

양휘모 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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