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광로 통합 길” “당 망하는 길” 전한길에 휘둘리는 국힘

국민의힘이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본명 전유관)씨 문제로 내분을 겪고 있다. 전씨 입당 허용 문제를 놓고 중진 의원들은 물론 당대표 후보들까지 ‘찬길(찬전한길)이냐 반길(반전한길)이냐’로 연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전씨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연사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지난 6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2개월 차 ‘일반 당원’이다. 다음 달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혁신 방향에 대한 토론을 기대했던 당원과 지지자들은 “전한길씨가 어떤 주장을 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전씨 한 사람에게 휘둘리는 상황이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씨는 지난 21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당권 주자들에게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할 것인지 계속 함께할 것인지 공개 질의서를 보낼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과) 무조건 같이 간다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전씨는 앞서 “나를 품는 사람이 당대표가 된다”고 했었다. 전씨는 ‘자유우파 재건’ ‘국민의힘 내 프락치 축출’ 등을 주장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대신에 (국민의힘에) 들어가 지키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일부 의원은 공개적으로 전씨 입당을 지지하고 있다. 5선의 윤상현 의원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전씨 입당과 관련해 “당이 큰 용광로가 되어 (전씨와) 같이 가야 한다”고 했다. 인요한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전씨의 입당에 대해 “당에 저처럼 호남 출신에 외모가 다른 사람도, 북(北)에서 온 사람도, 전씨처럼 강한 우파도 있어야 한다”고 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씨) 입당에 하자가 없고, 용광로 같은 단합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는 장동혁 의원도 “(전씨가 아니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극우 프레임에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전씨는 앞서 “나를 따라 10만명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6·3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당원 규모가 2만명가량 줄었고 대규모 입당 흐름도 없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지자를 10만명 확보했다면 입당이 아니라 창당을 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당내 구주류 의원 중 일부는 구독자 40만명의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기류를 대변해 온 전씨가 전당대회에서 우군이 되어주길 기대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반면 윤 전 대통령과 선 긋기가 국민의힘 개혁의 출발이라고 주장하는 탄핵 찬성파들은 전씨의 입당에 대해 “당의 극우화” “당이 망하는 길”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전씨 입당 문제를 지도부가 침묵·방관한다면 그 자체가 조직적인 해당 행위이자 자해 행위“라고 했고, 조경태 의원도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대혼란에 빠뜨린 세력은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 두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한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선동하는 극우 인사인 전씨가 활동하는 것은 당을 극우 정당으로 만드는 길”이라고 했다. 전씨의 등장은 탄핵 찬성파와 정치색이 옅은 비주류 의원들이 단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탄핵 반대파가 중심인 지도부는 전씨 논란에 대해 뒤늦은 선 긋기에 나섰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초 “호들갑 떨 일 아니다”라고 했다가 “서울시당에 관련 사안을 검토·조사토록 지시했다”고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이번 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전씨의 당 윤리 강령 위반 여부를 살피기로 했다.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되는 배준영 의원은 22일 KBS 라디오에서 “전씨는 가장 오른쪽에서 우리 당의 확장을 가로막는 인물로, 도려낼 것은 도려내야 한다”고 출당을 촉구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전씨가 언론 노출 효과가 커서 그렇지 실제 영향력은 지난 4·2 재보궐 참패 때 증명됐다”면서 “당이 새로운 구심점을 찾으면 전씨는 금세 잊힐 것”이라고 했다. 전씨와 일부 기독계 단체 등 강성 탄핵 반대파가 부산교육감 선거를 지원했는데 여권 성향 후보에게 크게 패했다는 것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전씨의 입당 논란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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