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Pick]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의 10분 ‘공황장애’
‘연예인 병’ No, 심리적 부담 심하면 누구나 취약
그 증상으로 ’죽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해야
공황장애가 매우 위험하고 견디기 힘든 것은 병 자체 때문이 아니다. 공황장애는 발작의 형태로 온다. 숨을 쉴 수 없거나, 온몸의 힘이 빠지거나, 심박수가 빨라지고, 과호흡 증후군이 오고, 어지럽고, 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발작의 형태가 약 10분 정도 지속된다. 이때 편한 자세로 안정을 취하거나 약을 복용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정상으로 돌아온다.

#2 이경규 외에도 김구라, 차태현, 이상민, 윤종신, 이병헌 등 공황장애에 걸렸거나, 약을 복용 중인 연예인은 많다. 이상민은 70억 원 가까운 빚이 생기고 이를 17년간 갚는 과정에서 공황장애를 앓았다. 이병헌은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핑계고’에서 2021년 ‘SNL코리아’ 출연 과정을 밝히며 “내가 울렁증이 있다. 공황장애 공포 때문에 무대 위나 생방송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방송에서 ‘이병헌입니다’라고 인사하는 순간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고, 호흡곤란이 오기 시작한다”고 고백했다.

‘공황장애’는 별다른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한 순간 극단적인 불안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한 공포’, ‘숨이 가빠지거나 막힐 듯한 느낌’, ‘땀이 나거나 손발이 떨림’ 등이 짧은 시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신체적 현상이다. 공황장애에 대해 “남자가 무슨, 술 한 잔 먹고 다 털어버리면 돼”, “아무리 힘들어도 정신과 약 먹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라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단순 무식‘한 발언이다.
많은 정신적 질환, 특히 공황장애는 멘탈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에너지 조절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일어나는 생물학적, 신경계적인 자연스런 반응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쉽게 씻어지지 않는 트라우마 혹은 정신적 충격, 수면부족과 과도한 노동과 음주와 흡연 등등의 요소가 반복되면 공황장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된다.

사실 이 발작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하거나’, ‘심장마비’ 등이 오지는 않으므로 발작이 일어났을 때 급하게 병원으로 가면 얼마 후 멀쩡해져 조금은 머쓱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것도 공황장애의 특징이다. 하지만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은 이른바 ‘예기불안’이다. 즉 공황장애는 어떤 상황, 상태에서도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해서 ‘발작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공황장애 환자들을 더 견디게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공황장애에 대한 징조를 체크한다. ‘가슴이 떨리거나 심장박동수가 증가’, ‘땀이 많이 남’, ‘손, 발 또는 몸이 떨리거나 흔들림’, ‘숨이 가빠지거나 질식할 것 같은 느낌’, ‘가슴이 아프거나 압박감’, ‘어지럽거나, 불편하며 약간의 현기증’, ‘죽을 것 같은 느낌’, ‘몸이 마비되는 지각 이상’, ‘비현실감 혹은 자기 자신에서 분리된 것 같은 이인증’, ‘미쳐버릴 것 같은 두려움’ 등이다.
전술한대로 공황장애는 정확한 발병 원인은 없는 편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심리적, 인지적 요인 등등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특히 심리적, 신체적 건강 상태에 따라 공황장애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물학적 요인’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이나 자율신경의 이상과 교란도 원인이 된다. ‘나도 공황장애 발작이 일어날까 두렵다’는 불안, 과도한 음주, 흡연, 카페인 복용도 원인 중 하나다.

먼저 ‘공황장애로 인해 내가 죽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서 공황장애를 일으킨 어떤 상황, 사건, 트라우마, 스트레스의 요인을 조금씩 제거하거나 그 상황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좁은 엘리베이터 타기, 사람이 많은 버스나 지하철 타기, 혼자 마트에서 장보기 등을 하거나 공황발작 시 과호흡을 제어하는 호흡법, 앉거나 누워서 몸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안정을 취하는 방법 등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명 연예인 공황장애 ‘커밍아웃’ 후 늘어나는 환자 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공황장애 치료 환자 수는 2015년 52만 명, 2019년 67만 명, 2020년 상반기에는 47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았다. 특히 20대 여성과 10대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공황장애 환자 수는 14만 4,943명, 2023년 24만 7,061명으로 6년 사이 1.7배가 증가했다. 2023년 기준 하루 평균 677명이 병원을 찾는 셈이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4~2021년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 진단받은 환자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공황장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2011년 10월과 2012년 1월, 유명 가수와 개그맨이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더욱 늘어났다. 연도별로도 2004~2010년 연평균 공황장애 신규 진단율은 10만 명당 65명 수준에서, 2021년에는 10만 명당 610명으로 약 9.4배 증가했다. 물론 이 수치의 증가가 유명 연예인의 고백만은 아니지만 그것이 병원을 찾기 두려웠던 많은 환자들에게 용기를 준 것은 사실이다. 또 유명 연예인들이 치료를 받으며 활발히 연예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치료와 일상 생활의 정상적 병행이 가능하다는 간접 확인을 받은 것도 영향을 받았다.

몸이 아프면 우리는 쉽게 병원을 간다. 하지만 마음이 아프면 쉽게 병원을 찾지 않는다. 대개는 ‘내가 마음이 아프다’를 인지하거나, 혹은 인지했어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다 오랜 시간 방치되어 ‘마음에 상처’가 깊어지면 그때서야 병원을 찾는다. ‘마음의 병’을 치료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빠른 시간에 정신의학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다. 아직도 ‘정신의학과를 정신병 환자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무식한 인식을 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그들에게도 이 ‘마음의 병’이 갑작스레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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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이현(라이프컬처 칼럼니스트)]
[사진 및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89호(25.07.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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