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천 총격 피해자 1시간 넘게 방치돼… 피해자 '유명 에스테틱 대표 일가족'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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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지난 20일 인천 송도에서 63세 남성이 사제총기로 30대 아들을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자신의 생일잔치 도중 잠시 나간다며 자리를 뜬 뒤 사제총기를 들고 와 아들에게 총격을 가했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유명 에스테틱 대표 일가족 사건'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모친은 유명 에스테틱 대표가 아닌 등기이사이며, 유족들이 진짜 분노하는 이유는 구조 지연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생일잔치 중 돌연 총격... 며느리와 손주들 앞에서 참극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아파트 33층에서 참혹한 사건이 벌어졌다. 63세 A 씨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해준 30대 아들 B 씨를 사제총기로 살해했다. 당시 현장에는 B 씨와 며느리, 손주 2명, 지인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생일파티 진행 중 잠깐 외출한다며 자리를 비운 뒤 사제총기를 가져와 아들을 향해 2발, 집 내부 문을 향해 1발 등 총 3발을 발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약 20년 전 '자살을 목적으로' 구입해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실탄을 사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A 씨는 '합법적인 수렵용 탄약 잉여분을 판다는 광고를 보고 연락해 구입했다'고 수사기관에 설명했다고 한다.
특히 A 씨는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총기 제조 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철제 파이프를 필요에 따라 가공하여 조립한 방식으로, 작은 쇠구슬 다수가 담긴 탄약을 여러 발 사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다.
A 씨는 범행 전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 시너를 담은 플라스틱 용기, 세제통, 우유통 등 총 15개의 인화성 물질을 점화 장치와 연결해 설치했다. 해당 장치들은 사건 발생일 정오에 발화되도록 시간 장치가 맞춰져 있었다.
총격 후 현장을 벗어난 A 씨는 서울 강남 방향으로 도주했으나, 21일 오전 0시 20분께 남태령 인근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A 씨의 차량에서는 사제총기 2정과 추가 총신 11정, 실탄 등이 발견됐고, 자택에서도 금속 파이프 5~6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를 가족 간 불화로 파악하고 있다. A 씨는 약 20년 전 이혼한 후 혼자 생활해왔으며, 최근 전처와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B 씨는 어머니가 사준 송도 고급아파트 33층에 거주하고 있었고, 아버지인 A 씨도 어머니 명의의 도봉구 아파트(70평)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B 씨는 평소 아버지를 챙겨주며 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20년 전 구입한 실탄으로 사제총기 제작...유튜브서 제작법 학습
유명 에스테틱 '대표' 아닌 '등기이사'...가맹사업 담당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모친이 유명 에스테틱 대표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우먼센스>가 22일 유명 에스테틱 법인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피해자의 모친 김모씨는 2012년 취임해 현재까지 등기이사로 재직 중이다. 실제 대표이사는 이병철 대표로, 피해자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씨는 유명 에스테틱에서 가맹사업본부 부문을 담당하고 있지만 대표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동안 언론에서 '유명 에스테틱 대표 일가족'으로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유명 에스테틱 관계자는 "김 이사는 오래 전부터 존칭 의미에서 '대표님'이라고 불렸을 뿐 실제 대표는 아니다"라며 "회사 차원에서도 김 이사가 책이나 인터뷰에서 본인을 대표로 지칭한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일각에서 김 이사가 유명 에스테틱을 창업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과 다른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회사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2일 유명 에스테틱은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이번 불행한 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다만 이번 사고는 당사 임직원 개인과 관련한 사안으로서 당사의 업무활동 및 운영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린다. 피의자는 당사의 주주나 임직원이 아니며, 당사의 경영활동과 전혀 무관하다"라고 전했다.
유족 측이 정작 큰 좌절과 분노를 느끼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가해자인 전 남편이 총격 후 즉시 현장을 벗어났지만, 경찰과 구조당국이 이를 파악하지 못해 1시간 반 동안 피해자가 방치됐다는 점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가해자가 현장에 잠복해 있을 가능성을 우려해 즉시 진입하지 못했고, 그 사이 피해자는 출혈과다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총을 맞고도 즉시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며 "적시에 구조가 이뤄졌다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건 당일 오후 9시 31분 총격이 발생했지만, 피해자가 병원으로 이송된 시간은 오후 11시로 약 1시간 30분의 공백이 있었다.
유족들 "1시간 반 방치가 진짜 분노 이유"... 과다출혈로 사망
현장 상황 파악 미흡이 구조 지연 야기
21일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열린 사제총기 사건 브리핑에서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신고자 입장에서는 피의자가 현장에 있는지 이탈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며 "현장에 있던 신고자들이 추가 피해를 염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 경찰관들은 신속하게 출동했으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특공대 투입을 기다렸고 피의자가 이탈한 것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이런 상황 판단의 미흡함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고 보고 있어, 향후 수사기관의 대응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피해자 B 씨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총기 사고 후 방치된 시간동안 흘린 피 때문으로 사인도 '출혈 과다'였다고 전해진다.
한편 가해자 A 씨(63)는 범행 후 서울로 도주했다가 이날 오전 0시 20분께 체포됐다. A 씨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등 폭발물 15개가 점화장치에 연결된 채 발견됐으며, 사건 당일 낮 12시에 폭발하도록 타이머가 설정돼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약 20년 전 구입한 실탄으로 사제 총기를 제작해 범행에 사용했으며, 유튜브를 통해 총기 제작법을 학습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태현 기자 toyo@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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