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사태 발생지 대부분 취약지 미지정
재난문자·대피명령도 늦어
군 "대응 체계 전면 점검"

극한 호우가 쏟아진 산청에서 동시다발적 산사태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지역 대부분이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응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산청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하루 동안 산청읍 내리·부리 등 6곳에서 인명피해를 동반한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날 산청에는 300㎜에 가까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산청군은 이번 피해지역 중 산사태취약지역으로 관리된 곳은 단성면 방목리 단 한 곳뿐이었다고 밝혔다. 방목리에서는 주택이 토사에 휩쓸리며 70대 주민이 숨지고 60대가 실종됐다.
산림보호법은 산사태 예방 차원에서 취약지역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산청군은 올해 기준 총 195곳을 산사태취약지역으로 관리 중이지만, 정작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나머지 지역들은 취약지역에 포함되지 않아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산사태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사방사업이 우선 시행되고, 지자체가 주민 대피 명령을 신속히 내릴 수 있는 근거로도 활용된다. 산청군이 애초 취약지역 지정부터 허점을 드러내면서 재난 예방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재난문자와 주민 대피명령 역시 늦은 감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림청은 지난 19일 오전 6시에 산청읍과 단성·신안면 일대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실제 산청읍·단성면·신안면에서는 19일 오전 10시 46분 내리(산청읍)를 시작으로 오전 11시 58분 모고리(산청읍)→낮 12시 35분 부리(산청읍)→낮 12시 36분 방목리(단성면)→낮 12시 56분 외송리(신안면)→20일 오전 8시 20분 정곡리(산청읍)에서 인명피해를 수반한 산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그럼에도 군이 19일 하루 '산사태 위험'을 이유로 주민들에게 '즉시 대피'하라고 발송한 재난문자는 오전 10시 43분(신안면 외송리 심거마을 대상), 오전 11시 50분(부리 내부마을), 오후 1시 19분(단성면 진자마을), 오후 8시 16분(생비량면 상능마을) 등 4건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피해가 발생한 지역 상당수는 빠져 있었다.
산청군은 이후 19일 오후 1시 50분에 전 군민 대피령을 내렸지만 이미 대부분의 산사태가 발생한 뒤여서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산청군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기록적인 폭우 앞에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피해를 계기로 산사태취약지역 재정비와 함께 주민 대피명령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도록 재난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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