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공공기관 적정 실내온도 28도
기후변화 탓 여름 기온 상승 체감 38도까지 치솟아
대부분 정부 실태점검 때만 유지 … 재설정 목소리 ↑

[충청타임즈] 공공청사 하절기 실내온도 규정이 수십년째 28도에 머물면서 공직사회에서조차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여름 기온이 상승하면서 체감온도가 최대 38도까지 치솟고 있지만 정작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적정온도 유지를 의무화했지만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라 냉방설비 가동 시 평균 28도 이상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동절기에는 18도 이하가 적정 온도로 규정돼 있다.
이 기준은 1980년 최초 권고사항으로 이어지다 2020년부터 의무규정으로 전환해 시행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실내 적정온도를 처음 규정한 것은 1980년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정부 및 정부 산하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 대책'이다.
이 대책은 실내온도를 `동절기 18도 이하, 하절기 28도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후 1996년부터 2009년까지는 공공기관에서 여름철 실내온도를 26도까지 낮추도록 바꿨다.
하지만 다시 2010년부터 28도로 올랐고 이 규정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사실상 28도 준수라는 규정이 36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하절기 28도 유지라는 규정이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지킬 수도 없는 `무늬만 규정'이 돼 버렸다는 점이다.
실제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정부의 실태점검 때만 적정온도를 유지할 뿐이다.
22일 오전 11시 충북도청의 한 부서에 설치된 에어컨의 설정온도는 24도를 표시하고 있었다.
도의 한 공무원은 "요즘 같은 폭염에 실내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부서가 있을까 싶다"며 "에너지 절감에는 모두 공감하지만 28도 규정은 현실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보다도 높은 28도가 과연 적정 실내온도가 맞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청주시청 역시 마찬가지다.
청주시의 한 공무원은 "적정온도를 유지하라는 지침은 꾸준히 내려오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부서는 그리 많지 않다"고 전했다.
공공기관 자체적으로 적정온도 유지를 위한 수시점검이 계획돼 있지만 실행에 옮기기에는 부담이 적잖다.
한 공무원은 "각 부서를 돌며 실내 적정온도 유지 여부를 점검해봤는데 직원들의 시선이 매우 차가웠다"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보니 지침만 내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기후변화와 체감 환경, 실제 냉방 효율 등을 고려해 적정온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여름철 적정 실내온도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기후변화를 고려한 실내온도 재설정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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