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던 창업, 빚남은 폐업… 소상공인 채무조정 신청 급증
올들어 전국 1269건 ‘작년 2.5배’
인천도 28건서 75건으로 늘어
“매주 60건 이상 접수… 심각”

퇴직 후 소규모 인테리어 가게를 창업해 ‘인생 2모작’을 준비했던 A씨는 창업 몇 년 만에 폐업의 길을 선택했다. 은행에서 5천만원의 창업자금을 대출받아 사업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건설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며 자금줄이 막혔다. 정부 정책자금 1억5천만원을 추가로 빌려 사업을 유지하려 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기에 결국 월세도 밀린 채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대출금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A씨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채무조정 상담을 받았고 현재 법원에서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A씨의 사례처럼 빚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소상공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4월부터 폐업(예정 포함)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채무조정 지원 사업’의 인천지역 신청 사례는 75건(22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도 폐업 소상공인의 채무조정 지원 사업 신청 건수는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전국 신청 사례는 1천2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배 늘었다. → 표 참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협업해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무료 법률상담·채무조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법무법인 덕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실물 경기가 크게 악화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내수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며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덕수 관계자는 “보통 4월에 채무조정 지원 사업이 시작되면 한 달 정도 홍보가 진행돼야 신청이 들어왔는데, 올해는 사업 시작 한 달 전부터 문의가 많았다”며 “매주 60건 이상 신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채무조정 지원 사업은 빚(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에게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주거나 정부의 소상공인 대상 각종 지원 사업을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채무 유형에 따라 파산이나 회생 등 절차를 안내해주고, 신용회복위원회에 연계해 새출발기금(원금 탕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보통 정부 자금과 은행 자금, 캐피탈 등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 채무 소상공인이 많고, 연체 전이거나 연체 중 혹은 연체가 장기화한 경우 등 유형이 다양하다”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이런 이들이 회생할 수 있는 여러 지원 사업을 연계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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