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서해 방사능 오염 의혹’ 확산에 강화군 직격탄
‘북한 핵 폐수 방류’ 가짜정보에 강화 ‘휴가 대목’ 놓쳤다
인천시·원자력委·정부 합동조사
‘문제없다’ 결과 거듭나왔음에도
SNS·유튜브 등 왜곡 관광객 ‘뚝’
郡,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중

북한의 핵 폐수 방류로 서해가 방사능에 오염됐다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 확산하면서 인천 강화군이 직격탄을 맞았다. 인천시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정부 합동특별실태조사 등을 통해 서해상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거듭 나왔음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 왜곡된 정보가 확대 재생산되면서 여름 휴가철임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지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
‘북한 핵 폐수 방류설’이 확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중순께부터다. 북한 전문매체인 국내 한 언론사가 북한 황해북도 평산군 우라늄 정련공장에서 핵 폐수가 무단 방류돼 예성강을 따라 서해로 유입됐다는 위성 이미지 분석 전문가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 보도를 기점으로 일부 유튜버들이 강화군을 비롯한 서해지역을 찾아 휴대용 방사능측정기로 검출량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강화군의 한 해수욕장을 찾은 유튜버가 ‘기준치의 8배에 달하는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일파만파 퍼졌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일 현장조사반을 파견해 해당 해수욕장을 비롯해 강화군 지역의 방사능 준위 수치를 측정한 결과, 모두 정상(시간당 0.2μSv)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수산자원기술센터를 통해 강화도 인근 바닷물의 수질검사와 수산물 방사능 검사 등을 진행했다. 이 역시 이상 없음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서해 방사능 오염’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유튜버와 일부 언론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방사능 검사 대상에 우라늄 검출 여부가 제외돼 있어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식의 허위정보를 계속 양산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해양수산부·환경부·원자력안전위원회가 참여한 정부 합동특별실태조사를 통해 방사능과 우라늄, 세슘 등 이른바 핵 폐수 방류 시 검출될 수 있는 중금속 오염 영향을 확인한 결과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유튜버들은 ‘북한이 핵 폐수를 방류했는지를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불신을 키우고 나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강화군 지역 관광지와 숙박시설, 어시장 등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특히 내가면과 삼산면 등의 타격이 큰데, 펜션·민박 등은 예약 취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새우젓 판매 어시장인 외포항 젓갈수산시장도 예년과 비교해 손님의 발길이 줄었다. 외포항 수산시장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몇 년 전에도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도 같은 상황이 길게 이어질까 걱정”이라며 “사실 여부를 떠나 핵 폐수 방류 여부를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손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강화군 관계자도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집계한 내용은 없으나, 어촌계와 어시장 등을 중심으로 손님이 줄었다는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인천관광공사 등과 협조해 방문객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가톨릭환경연대와 강화도시민연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 인천지역 31개 시민사회·환경운동단체는 22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허위정보 유포 근절과 강화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을 통해 “공식적인 조사결과를 불신하거나 의혹을 증폭해선 안 된다”며 “정부와 사법기관이 ‘허위사실 유포’를 엄단하고, 강화 주변 바다의 방사능 감시 등 상시 대응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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