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사고] 오산시청-시공·감리사 압수수색…설계~관리 책임소재 밝힌다
현대건설·국토안전관리원 등
경찰, 사건 엿새만에 강제수사
사고 전후 채팅방 내용 분석도
국토교통부도 별도 조사 진행

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사고로 1명이 숨진 사건 관련해 경찰이 사건 발생 엿새 만에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시공부터 설계, 유지·관리 등 전반적인 책임 소재를 들여다보고 있다.
<인천일보 7월 18일자 1면>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22일 오전 9시부터 9시간가량 오산시청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감리업체인 국토안전관리원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사고 이후 처음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오산시청 재난안전과 및 도로관리 부서를 비롯해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경남 진주시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 등이다. 다만 중대시민재해 혐의 적용 여부가 논의되는 가운데 오산시장 집무실은 이번 압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이들 기관으로부터 도로와 옹벽 설계·시공·유지관리 관련 자료를 확보해 사고의 직접적 원인과 관리 실태 전반을 분석할 계획이다.
도로 보수업체는 주소 이전 등 사유로 압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자료는 임의 제출받기로 했다. 앞서 도로 안전진단 업체 자료도 같은 방식으로 제출받은 바 있다.
경찰은 특히 사고 직전 현장 상황 공유와 대응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오산시·오산경찰서·오산소방서 직원 등 300여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 대화 내역을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이 채팅방은 장마철 재난 대응을 위해 지난 6월 개설됐다. 사고 당일에도 도로 갈라짐과 포트홀 사진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원인으로 집중호우와 함께 붕괴 전부터 확인된 도로 크랙과 포트홀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 부실 시공과 관리 책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고 하루 전 "비가 오면 옹벽이 무너질 수 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오산시는 사고 위험이 없다고 판단,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구간은 7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오산시의회 개혁신당 송진영 의원에 따르면 2018년 9월22일 새벽 이번 사고 지점 맞은편에서 높이 8m, 길이 20m 규모 옹벽이 무너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 붕괴된 옹벽 인근 도로는 2011년 준공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현재 해당 도로는 오산시가 관리하고 있으며 옹벽은 설치 당시 공법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물이 밖으로 빠지지 못하고 옹벽 안으로 투입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압수수색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도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별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당사는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7시4분쯤 발생했다. 오산시 가장교차로 수원방향 고가도로 하부 10m 높이 옹벽이 붕괴되며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를 덮치면서 운전자 40대 A씨가 숨졌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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