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막 설치한 ‘트랙터 쉼터’…찜통 들판서 무더위 잠시 피하세요
접이식 구조로 이동 편리
“사막서 오아시스 만난 기분”

“점심이나 쉬는 시간마다 멀리 나가야 했는데, 이제 바로 옆에 그늘이 와주니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전남도종자관리소에서 일하는 60대 노동자 A씨는 찜통 같은 날씨가 이어지는 들판에서 매일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부터 관리소가 트랙터를 개조한 ‘이동식 그늘막 쉼터’를 제공해주면서 한결 작업환경이 나아졌다고 했다. 트랙터 쉼터 덕분에 쉬는 시간마다 그는 동료들과 그늘에 앉아 숨을 고르며 불볕더위를 견딘다. A씨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 쉼터는 종자관리소 직원들의 자발적 아이디어로 제작됐다. 폭염에 취약한 농업 현장을 고려해 마련된 조치다. 연간 100㏊ 규모 농지에서 벼, 콩, 보리류 등을 생산하는 종자관리소는 특히 고령 노동자가 많은 현장 특성상, 그늘과 마실 물 등 기본 시설 부족을 문제로 인식해왔다.
종자관리소는 트랙터용 트레일러에 버려진 철물 자재를 용접해 골조를 만들고, 위에는 천막을 씌워 넓은 그늘 공간을 확보했다. 접이식 구조로 제작돼 이동과 보관이 쉽고, 재활용 자재를 활용해 제작비도 약 15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늘막의 크기는 가로 6m, 세로 4m, 높이 2m다. 일반 파라솔보다 약 10배 넓은 그늘 면적을 제공한다. 간이 의자와 음료도 갖춰 노동자들이 그늘에 앉아 쉬면서 목을 축일 수 있게 했다. 트랙터는 물론 일반 차량에도 결합할 수 있어 다양한 농업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필요한 곳에 상시 이동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종자관리소는 현재 트랙터 쉼터 2대를 운영 중이다. 한 관계자는 “쉼터 운영 이후 사진 요청이나 제작 방법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타 시도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천 종자관리소장은 “폭염 속 현장 노동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때”라며 “현장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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