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전기버스 화재, 뾰족수 없어 불안 불안
일반 전기승용차보다 진압 '난항'
광명 화재, 완진까지 10시간 이상
전문가 “진화, 효과적 대응법 없어”

전기버스 등록 대수가 최근 몇 년간 급증함에 따라 전기버스 화재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전기 승용차보다 화재 진압이 어렵고 인증된 전용 소화기도 전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역 전기버스 등록 대수는 2021년 603대, 2022년 869대, 2023년 1417대, 2024년 1145대로 지난 4년간 89% 증가했다.
지난 21일 오후 8시34분쯤 광명시 광명동 소재 운수회사 차고지에서 전기버스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19대와 인력 50명을 투입해 10시간49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소방당국은 배터리 화재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수원시 광교버스환승센터를 달리던 전기버스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대피했다. 전기버스 타이어 과열이 원인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일반 차량에 불이 났을 때 소방당국은 간이 수조에 차량 자체를 담가 빠른 시간 안에 화재를 진압할 수 있지만 부피가 큰 전기버스는 그럴 수 없다. 호스를 이용해 물을 붓는 방법뿐이라 진압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번 광명 전기버스 화재도 완진까지 10시간 49분이 소요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전기버스에 배터리 화재를 대비해 금속 화재 진압용 D형 소화기를 배치했지만, 경기도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 국가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D형 소화기는 소방청으로부터 배터리 화재에 적합하다는 인증을 받지 못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마그네슘에 적응성이 있는 D형 소화기에 대해 인증하고 올해 안으로 나트륨 및 칼륨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기준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이들 모두 전기버스 배터리 화재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에서 전기 배터리 화재에 대응하는 소화 약재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대책들이 국가 인증 기관에서 효과성 인증을 받으면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전기버스 화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일반 승합차나 승용차는 간이 수조에 담궈 금방 불을 끌 수 있지만 부피가 큰 전기버스는 불가능하다"며 "위에서 물을 다량 뿌려 냉각시키는 방법뿐이고, 현존하는 소화기로는 쉽게 진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전기버스 화재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김포에 사는 김모(56) 씨는 "전기버스를 타고 장시간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이 많은데 확실한 대책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원에 사는 서모(27) 씨는 "내연기관 버스도 화재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마땅한 화재 예방 대책이 없는 전기차 개발 및 보급이 너무 성급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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