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여름 폭우 한 달 빨라진다…7월이 ‘신(新) 장마 재난’ 중심

곽성일 기자 2025. 7. 22. 20: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스텍 연구팀, 초고해상도 모델로 미래 강수 패턴 분석…극한 폭우 7월 정점, 최대 3.7배 증가 전망
기후 시스템 변화로 정체 전선 7월에 뚜렷…재난 대응 체계 ‘8월 중심’에서 ‘7월 주력’으로 전환 시급
연구 이미지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 재난의 시계가 한 달 빨라질 전망이다.

기후의 시계는 빠르게 돌고 있으며, 우리의 재난 대응도 그 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왼쪽)·서가영 박사 연구팀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서가영 박사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8월에 집중되던 극한 폭우가 앞으로는 7월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시간당 30mm 이상 내리는 '극한 폭우'의 7월 발생 빈도가 최대 3.7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향후 재난 대응 체계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요구된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 저널 'npj 기후와 대기과학(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게재됐으며, 기상청의 기후변화 감시·예측정보 응용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지난해 서울 강남역을 침수시킨 폭우, 그리고 올해 7월 중순 전국 곳곳을 강타한 집중호우까지. 최근 몇 년간 여름철 강수는 예측불허의 '극한' 양상을 보이며 재난을 일상화하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기후예측 모델보다 4배 더 촘촘한 해상도(2.5km)를 갖춘 초고해상도 모델을 활용해, 미래의 폭우 발생 시기와 강도를 정밀 분석했다. 특히 탄소 배출 수준에 따른 두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현재(20012005)와 미래(20912095)의 강수 패턴을 비교했다.

그 결과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여름철 극한 폭우의 '최대 빈도 월'이 8월에서 7월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7월 극한 폭우 발생 빈도가 현재 대비 3.7배까지 증가하며, 사실상 7월이 '신(新) 장마 재난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후 시스템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에 따르면 미래에는 한반도 북쪽의 저기압과 남쪽의 고기압이 만들어내는 정체 전선이 7월에 더욱 뚜렷하게 형성되며, 이 경계선에서 강한 폭우가 오래 머무는 패턴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위도 기압골이 온난화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강해지는 현상에 따른 것이다.

민승기 교수는 "폭우의 빈도뿐 아니라 발생 월이 달라진다는 점이 재난 대응 전략에 중요한 함의를 던진다"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월별 재난 대비 시나리오를 정밀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폭우가 많아진다'는 경고를 넘어서, 기후 달력 자체의 구조가 바뀌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기상청을 비롯한 재난 대응 기관들은 기존의 '8월 중심형' 폭우 대응 체계에서 벗어나, 7월을 사실상 주력 대응 시기로 삼아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