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이공계 인재 유출

강희 2025. 7.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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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곧 국가 경쟁력이다. 나라마다 두뇌 유출을 막고, 해외 인재는 모셔오는 ‘양공 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인재 블랙홀’로 꼽힌다. 미국의 NIW(National Interest Waiver·고학력 독립이민)은 이공계 인재를 빨아들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폐쇄적인 정책이 변수지만, 미 대학과 민간 연구개발(R&D) 인재육성 시스템은 흔들림이 없다. 중국은 매년 500만명의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를 대학에서 배출한다. 막대한 정부 투자로 인재를 대륙 안에 묶어둔다. ‘천인(千人) 계획’의 기세는 무섭다. 2008년부터 나라밖 중국계 인재의 귀환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일본의 ‘J-Skip(특별고도인재제도)’도 성공적이다. 해외 우수인재의 배우자 취업, 가사도우미 고용, 영주권 조건 완화는 파격적이다.

한국은 이공계 인재 유출에 속수무책이다. 2023년 윤석열정부의 R&D 예산 삭감 발표에 연구현장은 초토화됐다. 최소 3~5년 단위의 계속과제는 바로 타격을 입었다. 연구과제가 줄줄이 중단되자 연구자들은 실직과 맞닥뜨렸다. 낙담한 우수 인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연봉이 5~10배 뛰는 영입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의 연구풍토는 인내심이 없다. 배움이 있는 실패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연구자들이 좌절하는 이유 중 하나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보고서가 씁쓸한 현실을 말해준다. 지난해 한국 AI 인재의 순유출입은 인구 1만명당 -0.36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 최하위권이다. 룩셈부르크(+8.92명), 독일(+2.13명), 미국(+1.07명) 등과 차이는 확연하다. 해외로 유출된 국내 전문인력은 2021년 기준 12만9천명에 달한다. 결국 한국은 2022년 인재 유입국에서 순유출국으로 전환됐다.

“옛날의 그리스가 아니니 어서 돌아오라.” 그리스 정부와 기업들이 ‘귀국 캠페인’에 한창이다. 과거 고숙련 인력 유출은 핵심 기술 상실과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감세 카드가 효과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재들의 탈(脫) 한국은 심각하다. 인재의 귀환은커녕 나라 안 인재도 못 지키고 있다. 풀뿌리 기초연구까지 흔들릴까 걱정될 정도다. ‘한국=인재 공급처’ 공식을 깰 묘책을 연구해야 한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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