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 폐수 괴담’ 막을 정부 노력 필요하다

근거 없는 ‘핵 폐수 괴담’이 끊이질 않는다. 정부가 나서 안전성 검증 결과를 발표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미확인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 핵 폐수 괴담을 퍼뜨리는 이들의 주장은 과학적 교차 검증보다 일방적인 ‘불신’과 ‘비난’에 몰두하면서 공론장을 어지럽힌다.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강화·김포 지역에서 특별 실태조사를 벌여 지난 18일 “방사능·중금속 분석 결과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해양수산부·환경부는 강화도 해역을 포함한 10개 정점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도는 2019년과 차이가 없거나 낮은 수준이었다. 방사성세슘은 최소검출가능농도(MDA) 미만으로 나타났고, 중금속 역시 검출되지 않거나 기준치 미만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시작으로 ‘정기 감시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불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북한 평산 우라늄 정련 공장 폐수가 예성강 하류의 인천 강화도 해역을 오염시켰다’는 핵 폐수 괴담은 강화 주민들에게 직격탄이다. 여름 휴가철 해수욕장·어시장 상인과 숙박업소 운영자들은 울상이 됐다. 주말마다 몰려드는 차량과 관광객으로 붐비던 섬이 한산해졌다. 이 같은 변화에 강화 주민 다수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강화도시민연대, 강화시민회의를 비롯한 인천지역 30개 시민단체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괴담 확대 유포 자제’를 호소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핵 폐수 공식 조사 결과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일부 유튜버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강화 어민들은 핵 폐수 관련 허위정보 유포 행위를 처벌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무심코 던진 돌멩이가 누군가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무분별한 괴담이 확산될수록, 강화 주민의 상처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강화 주민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고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선 관련 정보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면서 대국민 홍보에 적극 나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괴담 피해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 대응에 나서는 방안도 필요하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제안한 ‘국제기구 공동조사’도 검토해 볼 만하다. ‘북한 핵 폐수 문제에만 소극적인 것 아닌가’라는 불신을 넘어서기 위한 정부의 노력 없이 괴담을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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