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어쩔수가없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김기덕 ‘피에타’ 이후 13년만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후 13년만이다. 지난 5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 올해 한국 장편영화가 경쟁·비경쟁 전 부문에서 초청받지 못하며 위기론이 불거진 한국 영화계에 들려온 낭보이기도 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사무국은 22일(현지시간) 경쟁 부문 ‘베네치아82’ 초청작 21편 중 하나로 <어쩔수가없다>를 호명했다.박 감독은 “영화를 완성하고 베니스 초청까지 받고 보니 그 긴 세월 이 작품 포기하지 않길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는 소회를 배급사 CJ ENM에 전했다. 앞서 그는 이 작품을 ‘가장 만들고 싶은 영화’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 노아 바움백 감독의 <제이 켈리>, 짐 자무쉬 감독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2003) 리메이크작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부고니아> 등도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다음달 27일부터 9월6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 일대에서 열린다.

<어쩔수가없다>는 회사원 민수(이병헌)가 해고된 후 아내 미리(손예진)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엑스>를 원작으로 한다. 도끼를 뜻하는 엑스(Ax)는 은유적으로 ‘정리해고’를 뜻한다. 당초 칸 국제영화제 출품이 점쳐졌으나 후반작업 지연 등으로 칸에 작품을 내지 않았다.
배우 이병헌과 손예진이 부부로 출연하고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굵직한 배우진의 출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는 오는 9월 개봉한다. CJ ENM은 이날 1차 포스터와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2022) 이후 박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베니스에서 주요 부문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박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2005)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비공식상인 젊은 사자상, 베스트 이노베이션상, 미래영화상을 받은 바 있다.

베니스 영화제는 한국영화와 깊은 인연을 가진 영화제이기도 하다. 19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여우주연상(강수연)을 받았는데, 한국 영화의 3대 국제 영화제(칸·베니스·베를린)첫 수상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2)가 특별감독상·신인배우상(문소리)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의 <빈집>(2004)이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2012년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경쟁 부문 초청의 명맥이 끊겼다. 특히 한국 대작들이 9월의 베니스보다 앞선 5월 칸 국제영화제 출품을 늘리면서 베니스에는 오리종티·비경쟁 부문에서의 초청만 간간히 이어졌던 터다. 지난해 <아파트: 리플리의 세계>(채수응 감독)가 초청된 이머시브 경쟁부문에는 한국에술종합학교 AT랩(아트앤테크놀로지랩)에서 제작한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반 작품 <저녁 8시와 고양이>가 올해 공식 초청됐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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