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 뜬 '민생회복 소비쿠폰'···매매하다 걸리면 '엄벌'

정수진 기자 2025. 7. 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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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에 일명 '현금깡' 정황 잇따라
부정유통 적발시 전액·일부 환수
최대 5배 제재부가금 부과 방침도
정부, 지자체에 모니터링 강화 지시
22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민생회복 소비쿠폰' 판매·구매 게시글. 현재 이 게시글들은 삭제된 상태다. 당근마켓 앱 캡쳐

"민생회복 소비쿠폰 팝니다·삽니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부정사용에 대해 환수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울산에서도 쿠폰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현금화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이 시작된 지 이틀 차인 22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울산 지역을 기반으로 민생회복카드를 판매하거나 구매하겠다는 게시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판매자 A 씨는 '18만원 중 17만원이 남았는데 15만원에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작성사 B 씨는 '민생회복 쿠폰 삽니다! 현금 필요하신 분 연락 주세요. 금액 제시해 주세요'라며 구매 의사를 밝혔다.

해당 게시글들은 곧바로 삭제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에서 선택해 지급된다. 이 가운데 양도가 비교적 쉬운 선불카드를 이용해 이른바 '현금깡'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은 '소비쿠폰', '민생지원금' 등의 특정 검색어를 제한하도록 하고, 관련 게시물은 삭제 조치에 나섰다.

당근마켓은 공지사항을 통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관련 게시글을 탐지하기 위해 필터링을 적용 중이며, 작성 전 경고창이 뜨도록 설정해 게시글 등록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번개장터 검색창에는 '민생회복'을 입력할 경우 '차단검색어'로 표시되며, 거래가 제한된 상품임이 안내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개인 간 거래 등을 통해 현금화하거나, 가맹점이 물품 판매 없이 또는 실제 거래금액 이상으로 상품권을 수취·환전하는 경우는 모두 '부정유통'에 해당한다.

소비 활성화와 지역 경제 회복을 목적으로 지급된 쿠폰이 온라인을 통해 현금으로 유통되면 제도의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 소비쿠폰은 신청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 범위 내 연 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이나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돼 있다.

그러나 현금으로 전환될 경우 대형마트나 대기업 직영 매장 등에서의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소상공인 지원 효과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행안부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사업 목적과 달리 개인 간 거래 등으로 현금화할 경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원금 전액 또는 일부를 환수하고 최대 5배의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는 등 향후 보조금 지급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사랑상품권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물품·용역 제공 없이 상품권을 수취하거나 실제 거래금액 이상으로 수취한 가맹점은 등록 취소와 함께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울러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물품 판매 등을 가장하거나 실제 매출금액을 초과해 신용카드 거래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지역별 '부정유통 신고센터'를 운영해 가맹점에 대한 수시 단속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개인 간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모니터링 강화를 지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급된 국민지원금이 온라인 플랫폼에 부정 유통된 경험이 있는 만큼 조치가 뒤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부정 유통과 관련해 행안부로부터 공문은 내려왔지만, 구체적인 제재 지침은 없어 실질적인 단속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민들께서 제도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울산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 접수 첫날 전체 대상 108만7,532명 가운데 15만146명(13.8%)이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액은 295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