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에 묶인 예술단원, 미어터지는 연습실에 통로로 쓰이는 샤워실까지
지난달 창원시의회 행정사무감사서 합창단 공간 지적
교향악단, 무용단도 단체 연습 후 머물 공간 없어
노조 '개인 연습 자율화' 제안
시 "근무시간과 장소 조정 검토 중"
지난달 12일 창원시 2025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박해정(더불어민주당, 반송·용지) 시의원이 창원시립합창단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지적했다. 실제 마산 3.15아트홀 내 연습 공간에 가보니 샤워실과 탈의실을 개인 사무공간과 휴식 공간으로 쓰고 있고, 연습실에 낀 곰팡이도 심각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근무 대기하며 따로 연습할 공간 없어 = 연습실 공간 부족은 창원시립예술단이 전체적으로 겪는 문제다. 창원시립교향악단·무용단·합창단 모두 오전에 단체 연습하는 장소는 갖추고 있다. 문제는 단체 연습이 끝난 이후다. 오후가 되면 단원들은 퇴근 시간인 오후 4시까지 아트홀에 머물러야 한다. 근무지에 머물러야 근무를 한 것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교향악단은 창원 성산아트홀 지하 1층에 개인연습실 공간이 10곳 있다. 하지만 단원은 100여 명이 넘는다. 30명 정도는 개인연습실을 포기하고 단체연습실에 남아서 개인 연습을 한다. 개인연습실도 사실 개인연습실이 아니다. 한 연습실을 8~9명이 함께 쓰는 게 보통이고 적게는 5명, 많게는 10명까지 들어간다. 좁은 공간에서 클래식 악기 8~9대가 각기 개인 연습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면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연습이 불가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탈의실은 의상보관실로도 쓰인다. 연습실 중간에 있는 샤워실도 쓰기에 불편하다. 이곳은 창원시립무용단이 사용하는 전체 연습실과 대관 전용 연습실 사이에 있다. 두 연습실을 이어주는 통로가 샤워실이다. 잠금장치가 있고 칸막이가 있다지만, 남녀 구분은 없다. 애초에 샤워실이 통로로 활용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창원시는 예술단 공간 문제에 공감을 표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세 개의 단, 그러니까 창원시립예술단 전체를 옮길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곰팡이에 오랫동안 노출돼 건강 악화가 우려되는 합창단을 우선해 장소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진해구 태백동에 있는 진해문화센터가 풍호동 일원으로 이전하게 되면 태백동에 남아있는 건물을 개보수해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전 절차가 더 남았고, 단원 동의 과정도 필요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 연습 자율화가 대안될까 = 공간이 부족한 문제에 대해 민주노총 경남본부 일반노조 창원시립예술단지회(1노조)와 공공운수서비스노조 창원시립예술단지회(2노조) 모두 '개인 연습 자율화'를 해결책으로 요구하고 있다. 예술감독(지휘자)과 전체 단원이 연습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근무 공간 안에서든, 벗어나서든 개인이 자율적으로 집중력 있게 연습을 하겠다는 것이다. 2016년 이전에 시행했던 제도라 단원들에게 거부감 없고, 외부에 개인 연습실을 별도로 마련한 단원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단체 연습에 들어가면 금방 드러난다는 것이 단원들의 말이다. 실제 연주를 들어보면 연습량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 과정의 불성실함을 지휘자인 예술감독이 발견해 점검하고 상담하면서 상시 평정을 진행해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단원들은 말한다. 무엇보다 연주회를 통해 시민에게 평가받기 때문에, 개인 연습 시간을 자율화했을 때의 일탈 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단원들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창원시는 "근무시간과 장소 조정은 복무와 관련해 점검할 사안"이라며 "다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타 시립 예술단과 여러 여건을 살피며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