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에도 세계 경제는 순항?…깜짝 성장률

이규화 2025. 7. 2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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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기업들 위험 회피하고 단기적 해법 찾는데 능해
경제주체 자신감 회복 위해 각국이 재정 푸는 것도 요인
유럽서 신규 주문과 수출 주문량 전망 3년 만에 최고치
관세 충격 나타나기까지 시간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세계 경제 순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관세 폭탄에도 세계 경제는 2분기 깜짝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량이 늘고 유렵 제조업 업황이 좋아졌으며 중국 수출지표도 양호했다.

세계 경제는 역사적인 수준의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의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극단적인 불확실성에 맞서 기업들과 가계가 위험을 회피하고 단기적인 해법을 찾아내는 능력을 보여 경제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경제는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장기 성장률 추세에 대략 부합하는 것이다.

무역량은 활황세를 띠고 있고 미국과 유럽의 증시는 저점에서 반등해 사상 최고 기록을 쓰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에선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는 중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투자와 제조업 고용, 소비 등 전반적인 경제 활동도 전 세계적으로 잘 유지되고 있다.

여기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우선 코로나19 시기 공급망을 강화하는 조치를 통해 익힌 반사신경과 당시 취해진 변화로 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엔 수익 압박 요인이 됐지만 지금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양상이다.

미국에서 독일에 이르기까지 각국 정부가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풀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럽중앙은행의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불확실성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경제 활동을 덜 짓누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WSJ은 또 약 10년 전부터 가속화한 세계화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 많은 글로벌 기업이 주력 수출 시장을 공략할 때 현지 생산에 더 많이 의존하도록 했다고 짚었다. 또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1∼3월 세계 상품 무역량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작년보다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엔 북미로의 수입 급증이 한몫했다. WTO는 당초 0.2% 감소로 전망했던 올해 상품 교역이 0.1%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에선 최근 몇 달 새 제조업 업황이 개선되며 신규 주문, 신규 수출 주문량 등의 향후 전망 지표가 3년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슈나벨 집행이사는 “이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게 단지 주문의 조기 집행만은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25% 관세에도 불구하고 유럽 자동차 부문의 생산도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에이드리안 프렛존은 말했다.

그는 “종전의 상품 재고와 관세의 여파가 유로존 수출을 짓누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예상했던 것만큼 극적인 감소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관세 전쟁의 최대 표적인 중국에서도 관세 폭탄으로 인한 타격이 우려했던 만큼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1∼5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작년보다 10% 감소했지만 중국의 전체 수출은 외려 6% 늘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덕분이다.

미국의 경제 상황도 양호한 편이다. 가계의 순자산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이 물가 인상에도 소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말했다.

이런 회복력은 일부 수출업자들이 관세를 일부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는 여지를 줬다. 일례로 북부 이탈리아의 한 파마산치즈 소매업체는 ㎏당 미국 수출가격을 42달러에서 43∼45달러로 인상했지만 올해 1∼4월 매출은 9% 늘었다.

콜린스 총재는 또 미국 기업들의 수익 증가는 이들이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을 견뎌낼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결과적으로 노동 시장과 경제 성장에 대한 관세의 부작용은 좀 더 제한적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우려는 여전하다. 경제학자들은 기업들이 다가올 몇 달간 주문을 줄이면서 무역의 동력이 이완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력이 트럼프 행정부가 더 높은 관세를 압박하도록 북돋웠다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선 관세의 충격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는다.

피터슨연구소의 마커스 놀런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좋은 비유가 될 수 있다며 브렉시트 당시 영국 경제가 곧장 멈춰 서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부정적 여파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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