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답례품] 브랜디 변신한 얼음골 사과, 입맛 돋우는 향 일품

이일균 기자 2025. 7. 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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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22. 밀양시-사과 증류주 '레드애플팜'
3대 째 사과 농사 잇는 서보현·손미숙 씨
와인·주스·체험까지 6차 산업 자부심

청년 농민 육성 정책 확대 요구도
"시가 지금보다 2배 더 지원했으면"
밀양시 산내면 레드애플팜에 취재 간 날, 서보현 대표와 손미숙 씨 부부는 체험관에서 레드애플팜의 사과 가공품들을 소개했다. /이일균 기자

밀양시 산내면 레드애플팜에 취재 간 날, 서보현 대표(40) 부부는 체험관에 있었다.

바깥일을 할 수는 없는 불볕더위였다. 안으로 들어서자 서 대표가 냉장 보관된 '사과즙'을 내왔다. 일거에 무더위를 날려버렸다. 

참을 수 없는 유혹에 사과즙을 하나 더 청했다. 서 대표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100% 즙내기 주스"라며 사과즙을 건넸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 더위를 식히자 서 대표가 말했다.

"사과즙은 시작일 뿐입니다. 사과증류주와 사과와인, 사과와인맥주가 또 있습니다."
레드애플팜은 직접 재배하는 사과를 이용해 착즙주스, 수제 맥주, 와인, 증류주까지 만드는 농림축산부 6차산업 인증 농장이 됐다. /이일균 기자

◇사과가 만들어낸 상상력 = 서 대표는 산내면에서 3대째 사과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윗대와 달리 사과 생산에서 멈추지 않았다. 서 대표와 아내 손미숙(39) 씨 상상력 때문이다.

사과 생산만 잘해도 충분히 먹고살 만했을 건데, 굳이 사과를 가공해 즙을 만들고 증류주와 와인, 맥주까지 만들 생각을 했다. 게다가 체험과정까지 운영한다.

"얼음골사과를 더 알리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2017년부터 사과주스를 가공해 판매했죠. 술을 만드는 취미를 살려 사과로 와인을 만들고, 수제맥주도 만들었어요. 그러다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과실주를 보고 얼음골사과를 원료로 증류주까지 만들게 됐어요."

이들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만히 보니 손 씨가 뭔가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손 씨가 잠깐 설명했다. 

"사과 생산이 1차라면, 2차는 사과로 사과즙·와인·맥주를 만드는 제조업이죠. 3차가 또 있어요. 농장에서 사과체험도 하고 교육도 하는 거예요. 이걸 전부 곱하면 6차가 되는 거죠. 6차 농촌융복합산업!"

얼음골사과로 주스·와인·식초는 물론 증류주에 케이크까지 체험을 통해 만든다는 게 서 대표 부부의 상상력이다. 이들은 아침부터 다음날 집에 돌아갈 때까지 1박 2일동안 방문객 가족들을 쉴 새 없이 웃고 떠들고 즐기고 쉬게 할 수 있다며 체험과정에 자신감까지 있다.

이렇게 레드애플팜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6차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은 농업회사 법인으로, 직접 재배하는 사과를 이용해 착즙주스·수제맥주·와인·증류주까지 만드는 6차산업 인증 농장이 됐다. 
레드애플팜은 직접 재배하는 사과를 이용해 착즙주스, 수제 맥주, 와인, 증류주까지 만드는 농림축산부 6차산업 인증 농장이 됐다. 사진은 경남 으뜸주로 선정된 증류주 '밀양40'과 '밀양25' /이일균 기자

◇어떤 상품을 어떻게 판매하나 = 레드애플팜 가공품 중 증류주인 '밀양40'과 '밀양25'는 각각 경남도가 선정한 2023년 경남으뜸주와 2024년 경남으뜸주로 2년 연속 수상했다.

'밀양40'은 알코올 40%로 오크향·바닐라향을 품고 있으며,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와인보다는 브랜디(과일로 만든 증류주)나 위스키(곡물로 만든 증류주)에 가깝다.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서 대표는 "밀양의 대표 술로 만들고 싶었다. 가볍지 않은 술로, 무게 있는 자리에서 건배주로 추천한다"면서 "밀양시의 문화도시 선포식 때마다 행사 건배주로 사용됐다"고 소개했다. 

'밀양25'는 알코올 25%로 사과향이 난다. 뒤끝이 없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발음상 영화 <암살>의 대사 중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오"를 연상하게 하는 밀양의 독립운동기념주라고 서 대표는 살짝 귀띔했다.

또 다른 증류주 '사딸라21'은 얼음골사과와 밀양딸기를 와인으로 발효한 후 동(구리) 증류기를 사용해 증류했다. 사과와 딸기향은 물론, 라임향까지 나는 핑크빛 술이다.

레드애플팜의 오랜 가공품은 '얼음골사과 100% 주스'다. 사과를 100% 착즙해 순간살균(일반적인 중탕 방식과 다름) 하기 때문에 맛과 영양소 파괴가 적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구매 통로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들어가서 '레드애플팜'을 검색하거나, 직접 문의(055-351-4556. 010-9331-9990)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누리집 '레드애플팜.com'이나 쇼핑몰 '얼음골쇼핑.com'에서 구매해도 된다.
밀양시 고향사랑기부제 포스터 /밀양시

◇얼음골사과의 위기? = 얼음골사과는 매년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냉해와 폭우, 최근에는 우박 피해까지 입었다.

서 대표는 "얼음골사과 수확량은 비슷한데, 정품 사과가 줄어든다"고 전했다. 이는 가공용 사과가 많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서 대표도 직접 사과농사를 짓기 때문에 이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1차와 2차, 3차 사과산업을 상호 연계해서 보완하고 있고, 더욱 보완해 가겠다"라고 서 대표는 말했다. 위기 극복 전략이자 계획이다. 

"지난해 가공용 사과를 다른 사과보다 3배 더 비싸게 수매했다. 그렇게 해야 얼음골사과라는 브랜드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개인 이익에만 치우치지 않는 서 대표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레드애플팜은 사과를 활용한 체험활동, 팜크닉이나 팜파티와 같은 농촌체험관광으로 많은 사람에게 농업의 가치를 알리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만큼이나,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밀양의 청년농민 정책에 대해 = 서 대표 부부를 다시 보게 된 것은 밀양시의 청년농민 정책 부분 때문이다. 그들의 활동이 개인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다고 짐작했지만, 이 부분에서 짐작이 확신이 됐다.

"저도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들어왔지만, 3세대 사과농가 귀농인이 요즘 많습니다. 읍면마다 청년 귀농인도 많습니다. 단장면의 깻잎·대추, 하남읍과 상남면의 딸기작목 농민들, 상동면이나 초동면 쪽은 시설농사를 하는 청년이 많습니다."

이렇게 말문을 연 서 대표의 청년농민 정책에 대한 의견 핵심은 "밀양시가 청년농민 육성 정책에 지금보다 2배 이상 비중을 두어달라"는 것이었다. 

"스마트팜 임대단지가 임천리 스마트팜혁신밸리 옆에 3동 정도 있지만 작고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혁신밸리를 나온 청년들이 스마트팜을 하려면 농토와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땅값도 평당 20만~30만 원으로 만만찮고 시설비는 평당 80만~100만 원이 듭니다. 500평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5억 원, 1000평을 지으려면 10억 원이 드는데 그 돈을 어떻게 대출받고 마련하겠습니까. 주거지 문제도 그렇습니다. 혁신밸리 옆에 보금자리 29가구, 농촌 빈집 30가구 규모 리모델링 계획을 이야기하지만, 그것 갖고는 모자란다고 봅니다."

서 대표는 지역 내 청년농민 커뮤니티가 활발하다는 점을 가능성으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근 사천시나 하동군, 함안군의 청년농민 지원정책을 참고해 더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육성정책을 보완하자는 요지였다. 

/이일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