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문자, 실효성 높인다…정보량 확대·행동 유도형 전환 추진
전문가들 “구체적 정보와 행동 유도형 문구 필요”…‘안전디딤돌’ 앱 활용도 강조

특히 기후위기 속 국지성 호우와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서 "신속하고 명확한 안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문자의 정보량 확대와 표준 문안 개편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재난 문자 메시지의 최대 글자 수는 90자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대피소 명칭, 위치, 행동요령 등 필수 정보를 포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부는 2025년까지 글자 수를 157자로 확대하고, 메시지 중복 송출을 방지하는 필터링 기능, 재난 유형별 세분된 문안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실제로 구체적인 위치 정보가 포함된 재난 문자는 시민의 실질적인 대피 행동을 유도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강원 동해시와 경남 밀양시의 산불 재난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 동해시에서는 대피소가 명시된 문자 이후 유동 인구가 증가한 반면, 밀양시는 '안전한 곳'이라는 추상적 표현만 포함돼 인구 이동 변화가 거의 없었다.
지난 7월 19일 경북 영천시와 청송군이 발송한 재난 문자에서도 구체성 부족이 반복됐다. 영천시는 "현재 누적된 강우로 산사태가 우려되오니 산림 주변 접근 금지 및 대피 명령 수신 시 지정 대피소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청송군 역시 진보면, 파천면, 안덕면, 현서면 등에 산사태 주의보 발령 사실을 알리며 "지정 대피소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두 사례 모두 '지정 대피소'라는 표현 외에 실제 위치나 연락처, 접근 방법 등은 담기지 않아 수신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대피 행동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
재난문자의 실효성 강화를 위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경고가 아닌 '행동 유도형' 구조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최석재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박사는 "단순히 '피해 우려 지역'이라고 알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있는 사람은 어디로 이동하라'는 방식으로 직접적인 행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용규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난 발생 시 수신자가 즉각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문장의 흐름, 강조 요소, 정보 순서가 구조적으로 설계돼야 하며, 표준 문안은 해당 지역 상황과 행정자원에 맞춰 유연하게 수정 가능한 형태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안전디딤돌' 애플리케이션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도구로 평가된다. 해당 앱은 재난 문자와 연동돼 주변 대피소, 병원, 기상 정보 등을 지도 기반으로 제공하며, 통신 장애 시에도 일부 오프라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는 단문 문자 외에도 웹 링크, 앱,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합한 멀티채널 경보 시스템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평상시부터 주민들이 거주지 인근 대피소 위치와 행동 요령을 숙지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